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1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1일 이명현 특별검사팀(순직해병 특검)의 수사와 관련해 “적법 절차에 따라 원만하게 처리했고, 직무유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오 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출근길 약식 문답을 통해 “국회가 고발한 청문회 위증 사건을 해당 사건과 이해관계가 없던 유일한 부장검사의 부서에 배당했다”며 “그런데 배당받은 부서의 부장검사가 사건을 소속 검사에게가 아니라 자신에게 다시 배당한 뒤 며칠 만에 신속 검토 보고서를 작성 해 차장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처장과 차장은 이에 따른 어떠한 조치도 승인하거나 처분한 사실이 없다”며 “보고서 제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을 담당한 부장검사가 퇴직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했다.오 처장은 또 “국회가 고발한 사건을 은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수사 직무를 유기해 국가 기능을 저해하거나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그는 “공수처 부장검사 위증 고발 사건의 처리 과정은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 ‘제 식구 내치기’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앞서 오 처장은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가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대검찰청에 약 1년 동안 통보하지 않고 수 사를 지연시킨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소속 검사에게 범죄 혐의가 발견된 경우 관련 자료와 함께 이를 대검에 통보해야 한다.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병대 수사 외압 사건에 이종호 전 블랙벌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특검팀은 공수처가 지난해 8월 국회 법사위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직후 송 전 부장검사가 무죄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해당 보고서를 박석일 전 공수처 부장검사가 오 처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오 처장은 “공수처는 내란 사건 수사에 즉각 착수해 현직 대통령을 체포·구속함으로써 내란 진압에 기여했고, 이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은 바 있다 ”며 “그런데 공수처장과 차장이 직무를 유기했다는 이유로 입건되면서, 마치 공수처가 내부 직원 고발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순직해병 특검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사건의 진상도 파악됐을 것”이라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건이 처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체 관계를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 특검의 수사 성과 달성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