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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119sh.info앞선 기사에서 한국 통합돌봄의 시행과 일본 지역공생사회 정책의 흐름을 살펴봤다면, 이번 기사는 제29회 치매케어학회 아카데미의 후반부 발표 내용을 다룬다. 후반부 세션은 제도 설계 자체보다 지역 현장에서 돌봄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세션에서 이혜주 우리동네주간보호센터 센터장은 일본 그룬트비(Grundtvig) 현장 견학을 통해 한국 돌봄이 참고해야 할 관점을 짚었고, 신수경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는 요코하마시 시민협동 사례를 소개했다.
"그룬트비는 시설이 아니라, 릴게임꽁머니 삶이 이어지는 마을이었다"
'일본의 공생모델 그룬트비를 견학하며'를 발표하는 이혜주 우리동네노인주간보호센터 센터장 / 디멘시아뉴스
이혜주 센터장은 최근 일본 후지사와시에 있는 그룬트비(Grundtvig)를 직접 방문 황금성오락실 한 경험을 바탕으로 발표했다. 그룬트비는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지역사회 기반 돌봄 사례로, '치매가 있어도 지역에서 살아가는 삶'을 실제 공간에서 구현해 온 공생모델이다.
이 센터장은 견학 소감을 전하며 그룬트비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라기보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하나의 마을에 가까웠다"고 표현했다. 치매 당사자는 보 바다이야기고래 호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에 참여하는 주민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돌봄 인력 역시 관리자가 아닌 함께 생활을 구성하는 동료이자 이웃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그룬트비의 구조는 한국의 요양시설과는 출발점부터 달랐다. 대규모 설비나 최신 시설을 앞세우기보다 처음 들어서는 순간 집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거실과 부엌, 한국릴게임 작은 마당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하루의 일정은 프로그램 표보다 생활의 흐름과 개인의 리듬을 기준으로 구성됐다.
이 센터장은 특히 "무엇을 해주느냐보다, 무엇을 함께할 수 있느냐가 돌봄의 기준이 되는 구조였다"고 강조했다. 일정표에 맞춰 움직이는 활동이 아니라, 그날의 상태와 관계에 따라 하루가 유연하게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백경게임그룬트비가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이유로는 지역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꼽혔다. 외부와 차단된 시설이 아니라, 이웃 주민이 드나들고 산책 중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는 구조 속에서 돌봄이 이뤄지고 있었다. 치매 친화 환경을 별도로 '조성'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동네를 치매가 있어도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에 가까웠다.
이는 안전과 관리 효율을 우선하며 시설을 점점 외부와 분리해 온 한국의 돌봄 환경과 대비된다. 이 센터장은 "우리는 늘 시설이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를 먼저 본다"며, "그룬트비는 반대로 사람이 그 공간에 어떻게 머무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룬트비 견학에서 이혜주 센터장이 주목한 또 하나의 요소는 돌봄 노동에 대한 태도였다. 그곳의 돌봄 인력은 헌신이나 희생을 전제로 한 존재가 아니라, 전문성과 책임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노동자로 자리 잡고 있었다. 감정적 헌신에 기대기보다,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이 지점은 한국 돌봄이 정체된 현실과 맞닿아 있다. 돌봄의 필요성은 커졌지만, 노동 조건과 보상 체계는 여전히 개인의 헌신에 기대고 있고, 그 결과 인력 이탈과 소진이 반복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돌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을 갈아 넣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현장에서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공생모델 그룬트비를 견학하며'를 발표하는 이혜주 우리동네노인주간보호센터 센터장 / 디멘시아뉴스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지만, 관점은 분명히 남는다"
이 센터장은 자연스럽게 한국 돌봄 현장으로 시선을 돌리며, "그룬트비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지만, 돌봄을 바라보는 관점만큼은 분명히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요양시설과 재가 돌봄은 여전히 효율과 안전 관리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이는 제도적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치매 당사자의 일상이 지나치게 관리 대상으로만 남게 만드는 한계도 안고 있다. 이 센터장은 그룬트비 견학을 통해, 돌봄의 목표를 '문제 예방'이 아니라 '삶의 유지'로 다시 설정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통합돌봄이 서비스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삶을 지켜내려는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요코하마에서 확인한 시민 주도 지역 연결의 구조
'요코하마시의 시민협동 활동'을 발표하는 신수경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 / 디멘시아뉴스
이혜주 센터장의 그룬트비 견학기가 '공간과 삶의 구조'를 보여줬다면, 이어서 발표한 신수경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는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진행 중인 시민협동 기반 활동을 통해 지역이 어떻게 스스로 문제를 포착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활동으로 조직해 가는지를 소개했다.
신 강사는 요코하마 사례의 핵심을 "행정이 설계하고 시민이 따르는 복지 모델이 아니라, 시민이 먼저 제안하고 행정이 이를 지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요코하마에서는 치매 예방과 인식 개선, 돌봄 가족 지원, 지역 고립 문제 등 다양한 과제가 시민의 문제 제기로 출발한다. 행정은 이를 직접 수행하기보다, 상담·연결·공간 제공·정보 지원을 통해 활동이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요코하마의 시민협동 활동은 처음부터 제도화된 사업으로 출발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을 활용한 치매 예방 활동, 인지증 카페, 지역 과제를 주제로 한 워크숍과 프로젝트 등은 소규모 모임이나 제안에서 시작해, 필요에 따라 점차 확장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단일 기관이 주도권을 쥐기보다, 시민단체·전문가·기업·행정이 수평적으로 연결된다.
신 강사는 "요코하마에서는 '누가 담당하느냐'보다 '누가 함께할 수 있느냐'를 먼저 묻는다"고 설명했다. 돌봄과 복지를 특정 부서나 기관의 업무로 한정하지 않고, 지역 문제를 함께 다루는 공동의 활동으로 인식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구조는 행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식이라기보다, 문제를 생활 가까이에서 다루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활동의 주체가 시민이기 때문에 지역의 맥락과 필요가 자연스럽게 반영되고, 단발성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관계가 이어진다.
지역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활동가로 참여하는 치매인
요코하마 시민협동 모델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치매 당사자의 위치다. 당사자는 서비스의 수혜자나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활동의 참여자이자 발화자로 자리 잡는다. 인지증 카페나 지역 행사에서도 당사자가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활동을 함께 기획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신 강사는 이를 두고 "치매를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가 함께 다뤄야 할 사회적 과제로 재배치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치매를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만 보지 않고, 지역이 감당해야 할 변화로 받아들이는 관점이 활동 전반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치매를 제도 안에서만 다뤄 온 한국의 구조와 대비된다. 한국에서는 치매가 진단되는 순간 개인은 곧바로 '서비스 대상자'로 분류되고, 삶의 목소리는 제도 뒤로 밀려나기 쉽다. 요코하마의 사례는 당사자의 발화를 지역의 자산으로 다루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신 강사는 요코하마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발표 전반을 통해 드러난 구조적 특징을 언급했다. 발표를 종합하면, 요코하마 모델은 돌봄을 제도나 사업보다 활동으로 열어두고, 행정은 실행자가 아닌 조정자 역할에 머물며, 치매 당사자와 가족을 지역 문제 해결 과정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재정 규모나 제도 차이와 무관하게, 한국에서도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통합돌봄이 이제 막 시행 단계에 들어선 한국 사회에서는, 제도의 완성도보다 지역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어떻게 남길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 강사의 발표는 지역공생사회가 거창한 선언이나 완성된 시스템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적인 참여와 느슨한 협력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혜주 센터장이 그룬트비에서 '삶의 구조'를 보았다면, 요코하마 사례는 그 삶을 떠받치는 관계의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요코하마시의 시민협동 활동'을 발표하는 신수경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 / 디멘시아뉴스
현장이 보여준 통합돌봄의 다음 기준
이번 치매케어학회 아카데미 후반부 세션은 통합돌봄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현장의 언어로 확인한 자리였다. 이혜주 센터장의 그룬트비 견학기는 '치매가 있어도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줬고, 신수경 강사의 요코하마 발표는 '그 공간을 지탱하는 관계와 참여는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구체화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통합돌봄과 지역공생사회가 단기간에 완성되는 제도가 아니라, 지역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신뢰 위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이 거듭 확인됐다. 돌봄을 시설이나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관계의 문제로 다시 바라보는 관점 없이는 어떤 제도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데 공감이 모였다.
통합돌봄 시행을 앞둔 한국 사회에 이번 아카데미는,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보다 '무엇을 다르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남겼다.
이 세션에서 이혜주 우리동네주간보호센터 센터장은 일본 그룬트비(Grundtvig) 현장 견학을 통해 한국 돌봄이 참고해야 할 관점을 짚었고, 신수경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는 요코하마시 시민협동 사례를 소개했다.
"그룬트비는 시설이 아니라, 릴게임꽁머니 삶이 이어지는 마을이었다"
'일본의 공생모델 그룬트비를 견학하며'를 발표하는 이혜주 우리동네노인주간보호센터 센터장 / 디멘시아뉴스
이혜주 센터장은 최근 일본 후지사와시에 있는 그룬트비(Grundtvig)를 직접 방문 황금성오락실 한 경험을 바탕으로 발표했다. 그룬트비는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지역사회 기반 돌봄 사례로, '치매가 있어도 지역에서 살아가는 삶'을 실제 공간에서 구현해 온 공생모델이다.
이 센터장은 견학 소감을 전하며 그룬트비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라기보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하나의 마을에 가까웠다"고 표현했다. 치매 당사자는 보 바다이야기고래 호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에 참여하는 주민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돌봄 인력 역시 관리자가 아닌 함께 생활을 구성하는 동료이자 이웃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그룬트비의 구조는 한국의 요양시설과는 출발점부터 달랐다. 대규모 설비나 최신 시설을 앞세우기보다 처음 들어서는 순간 집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거실과 부엌, 한국릴게임 작은 마당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하루의 일정은 프로그램 표보다 생활의 흐름과 개인의 리듬을 기준으로 구성됐다.
이 센터장은 특히 "무엇을 해주느냐보다, 무엇을 함께할 수 있느냐가 돌봄의 기준이 되는 구조였다"고 강조했다. 일정표에 맞춰 움직이는 활동이 아니라, 그날의 상태와 관계에 따라 하루가 유연하게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백경게임그룬트비가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이유로는 지역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꼽혔다. 외부와 차단된 시설이 아니라, 이웃 주민이 드나들고 산책 중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는 구조 속에서 돌봄이 이뤄지고 있었다. 치매 친화 환경을 별도로 '조성'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동네를 치매가 있어도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에 가까웠다.
이는 안전과 관리 효율을 우선하며 시설을 점점 외부와 분리해 온 한국의 돌봄 환경과 대비된다. 이 센터장은 "우리는 늘 시설이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를 먼저 본다"며, "그룬트비는 반대로 사람이 그 공간에 어떻게 머무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룬트비 견학에서 이혜주 센터장이 주목한 또 하나의 요소는 돌봄 노동에 대한 태도였다. 그곳의 돌봄 인력은 헌신이나 희생을 전제로 한 존재가 아니라, 전문성과 책임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노동자로 자리 잡고 있었다. 감정적 헌신에 기대기보다,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이 지점은 한국 돌봄이 정체된 현실과 맞닿아 있다. 돌봄의 필요성은 커졌지만, 노동 조건과 보상 체계는 여전히 개인의 헌신에 기대고 있고, 그 결과 인력 이탈과 소진이 반복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돌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을 갈아 넣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현장에서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공생모델 그룬트비를 견학하며'를 발표하는 이혜주 우리동네노인주간보호센터 센터장 / 디멘시아뉴스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지만, 관점은 분명히 남는다"
이 센터장은 자연스럽게 한국 돌봄 현장으로 시선을 돌리며, "그룬트비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지만, 돌봄을 바라보는 관점만큼은 분명히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요양시설과 재가 돌봄은 여전히 효율과 안전 관리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이는 제도적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치매 당사자의 일상이 지나치게 관리 대상으로만 남게 만드는 한계도 안고 있다. 이 센터장은 그룬트비 견학을 통해, 돌봄의 목표를 '문제 예방'이 아니라 '삶의 유지'로 다시 설정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통합돌봄이 서비스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삶을 지켜내려는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요코하마에서 확인한 시민 주도 지역 연결의 구조
'요코하마시의 시민협동 활동'을 발표하는 신수경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 / 디멘시아뉴스
이혜주 센터장의 그룬트비 견학기가 '공간과 삶의 구조'를 보여줬다면, 이어서 발표한 신수경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는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진행 중인 시민협동 기반 활동을 통해 지역이 어떻게 스스로 문제를 포착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활동으로 조직해 가는지를 소개했다.
신 강사는 요코하마 사례의 핵심을 "행정이 설계하고 시민이 따르는 복지 모델이 아니라, 시민이 먼저 제안하고 행정이 이를 지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요코하마에서는 치매 예방과 인식 개선, 돌봄 가족 지원, 지역 고립 문제 등 다양한 과제가 시민의 문제 제기로 출발한다. 행정은 이를 직접 수행하기보다, 상담·연결·공간 제공·정보 지원을 통해 활동이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요코하마의 시민협동 활동은 처음부터 제도화된 사업으로 출발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을 활용한 치매 예방 활동, 인지증 카페, 지역 과제를 주제로 한 워크숍과 프로젝트 등은 소규모 모임이나 제안에서 시작해, 필요에 따라 점차 확장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단일 기관이 주도권을 쥐기보다, 시민단체·전문가·기업·행정이 수평적으로 연결된다.
신 강사는 "요코하마에서는 '누가 담당하느냐'보다 '누가 함께할 수 있느냐'를 먼저 묻는다"고 설명했다. 돌봄과 복지를 특정 부서나 기관의 업무로 한정하지 않고, 지역 문제를 함께 다루는 공동의 활동으로 인식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구조는 행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식이라기보다, 문제를 생활 가까이에서 다루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활동의 주체가 시민이기 때문에 지역의 맥락과 필요가 자연스럽게 반영되고, 단발성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관계가 이어진다.
지역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활동가로 참여하는 치매인
요코하마 시민협동 모델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치매 당사자의 위치다. 당사자는 서비스의 수혜자나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활동의 참여자이자 발화자로 자리 잡는다. 인지증 카페나 지역 행사에서도 당사자가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활동을 함께 기획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신 강사는 이를 두고 "치매를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가 함께 다뤄야 할 사회적 과제로 재배치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치매를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만 보지 않고, 지역이 감당해야 할 변화로 받아들이는 관점이 활동 전반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치매를 제도 안에서만 다뤄 온 한국의 구조와 대비된다. 한국에서는 치매가 진단되는 순간 개인은 곧바로 '서비스 대상자'로 분류되고, 삶의 목소리는 제도 뒤로 밀려나기 쉽다. 요코하마의 사례는 당사자의 발화를 지역의 자산으로 다루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신 강사는 요코하마 모델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발표 전반을 통해 드러난 구조적 특징을 언급했다. 발표를 종합하면, 요코하마 모델은 돌봄을 제도나 사업보다 활동으로 열어두고, 행정은 실행자가 아닌 조정자 역할에 머물며, 치매 당사자와 가족을 지역 문제 해결 과정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재정 규모나 제도 차이와 무관하게, 한국에서도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통합돌봄이 이제 막 시행 단계에 들어선 한국 사회에서는, 제도의 완성도보다 지역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어떻게 남길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 강사의 발표는 지역공생사회가 거창한 선언이나 완성된 시스템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적인 참여와 느슨한 협력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혜주 센터장이 그룬트비에서 '삶의 구조'를 보았다면, 요코하마 사례는 그 삶을 떠받치는 관계의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요코하마시의 시민협동 활동'을 발표하는 신수경 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 / 디멘시아뉴스
현장이 보여준 통합돌봄의 다음 기준
이번 치매케어학회 아카데미 후반부 세션은 통합돌봄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현장의 언어로 확인한 자리였다. 이혜주 센터장의 그룬트비 견학기는 '치매가 있어도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줬고, 신수경 강사의 요코하마 발표는 '그 공간을 지탱하는 관계와 참여는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구체화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통합돌봄과 지역공생사회가 단기간에 완성되는 제도가 아니라, 지역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신뢰 위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이 거듭 확인됐다. 돌봄을 시설이나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관계의 문제로 다시 바라보는 관점 없이는 어떤 제도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데 공감이 모였다.
통합돌봄 시행을 앞둔 한국 사회에 이번 아카데미는,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보다 '무엇을 다르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