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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를 감싸고 있다.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는 김영섭 대표의 불안한 거취를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은 무단 결제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김영섭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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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사실상 ‘연임 끝’

해킹 사태로 조기 퇴진론까지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통신 업계서는 김영섭 대표 연임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김 대표가 윤 전 대통령 ‘픽’이란 이유에서다.
김 대표 본인은 부인하지만, 여당과 통신 업계서는 오리지날릴게임
김 대표를 사실상 ‘윤석열 정권 코드 인사’로 내다본다. 우선 김 대표가 윤석열정부에서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이관섭 전 수석과 고등학교 동문이다. 또, 김 대표는 KT 대표에 앉은 이후, 정권에 가까운 인사, 특히 검찰과 관련된 인물들을 적극 영입해 왔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특검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전 장관과 함께 근무한 이용복 변호사온라인신천지
를 2023년 11월 법무실장으로 영입했다. 이어 2024년 1월에는 추의정 전 대검 검찰연구관과 허태원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각각 감사실장과 컴플라이언스 실장으로 선임했다. 같은 해 2월에는 윤석열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던 김후곤 변호사가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수장으로 합류했고, 3월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충암고 동문인 윤정식 씨가 KT텔레캅 사온라인바다이야기게임
외이사로 선임됐다.
윤심(尹心) 인사는 윤석열 정권 때만 해도 ‘좋은 선택’이었다. 정권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워진 KT는 김 대표 체제하에 실적과 주가 모두 상승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사실상 민주당 집권이 유력한 상황, 윤 대통령 시절 임명된 소유분산기업(KT, 포스코, KT&G, KAI)의 수장이 모두 바뀔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그나마 장인화 포스코 회장과 방경만 KT&G 사장은 내부 출신이란 점에서 비교적 상황이 나았다. 외부 출신 김영섭 대표와 강구영 KAI 사장의 입지는 풍전등화와 같았다.
같은 처지인 강구영 전 KAI 사장이 올해 6월에 물러나면서, 김영섭 대표 입지는 더욱 위태로워졌다. 다만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라 사실상 공기업인 KAI와 달리, 완전히 민영화된 기업 KT에는 노골적인 간섭이 불가능했다. 덕분에 김 대표는 버틸 수 있었다. 정가에서도 연임은 힘들어도, 남은 임기는 무난히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강했다.
불완전한 김 대표의 입지를 무너뜨린 것은 올해 9월 터진 해킹 사태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해 사용자들의 휴대폰 정보가 외부로 유출, 사용자도 모르게 금액이 결제된 ‘소액결제’ 사태가 터졌다. 이 사건으로 362명이 2억4000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9월 24일, 국회로 불려간 김 대표는 과방위 소속 의원들로부터 사퇴 권고에 가까운 질타를 들어야만 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시작과 함께 “(KT가) 국가기간 통신망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면서 “김 대표를 비롯해 연관된 임원진들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는 피해 규모와 시점을 숨기고 은폐·축소만 반복했다. 사임 의사조차 없는 태도는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이은 사퇴 권고에 김 대표는 “지금 그런(거취) 말씀을 드리긴 부적절하다. 우선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김 대표를 향한 여당 정치권의 압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갔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김 대표가) 김건희 낙하산으로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김현 의원은 “KT가 윤석열정부, 그 이전 정부의 로비 창구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 내부에서도 김 대표를 비토(거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단체가 민주노총 산하 KT새노조다. 한국노총 산하인 KT 1노조보다 숫자가 적어 영향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노조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 대표를 집중 공격하며 KT 내부에서 존재감을 한창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차기 KT 대표를 둘러싼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KT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외부에선 자천타천으로 추천된 후보군만 10명이란 말까지 돈다. 김영섭 대표 연임은 아예 물 건너갔다고 보고, 차기 대표를 노리려는 이들이 움직이려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대표가 윤석열 정권의 ‘코드 인사’라고 집중 공격을 퍼붓고 있다. 조기 사퇴론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사진은 2023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회의에 참석한 김영섭 대표.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제공)



또다시 덮친 ‘리더십 리스크’

회사 경쟁력 잃을라…우려 증폭
리더의 거취로 회사가 흔들리는 ‘리더십 리스크’는 KT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민영화된 민간기업이지만, 주인이 없고 국가 핵심 산업을 맡는 탓에 늘 정치권의 입김에 시달려왔다. 대표가 정권과 맞지 않는 인사라는 판단이 들면, 어김없이 정권의 칼끝은 KT 수뇌부로 향했다. 지난 정권 때도 똑같았다. 2022년 김 대표 전임자인 구현모 대표는 연임이 유력했으나, 정권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끝내 연임에 실패했다. 정치권과 국민연금이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대표 인선을 막았다. 구 대표가 물러난 후 물망에 오른 윤경림 후보 역시 정권과 맞지 않는 이유로 인선이 막혔다. 리더십 공백 기간 KT는 장·단기 기업 전략 확보에 차질을 빚으며 퇴보했다.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다. 김영섭 체제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미래 성장 계획 등이 모두 ‘올스톱’됐다. 김 대표를 향한 압박은 국정감사 기간에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국감에서 민주당은 김 대표 부임 과정을 ‘샅샅이 파헤치겠다’는 각오다. 구현모 전 KT 대표,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윤정식 KT텔레캅 사외이사는 물론, 당시 구 전 대표의 셀프 연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밝힌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출석 요구를 받았다. 만약 이들이 출석해 당시 상황을 김 대표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증언한다면, 김 대표 입지는 더욱 쪼그라든다.
KT가 리더십 리스크에 시달리는 사이, 회사는 방향을 잃고 표류 중이다. 통신 사업을 넘어 ‘AI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던 청사진은 해킹 사고 이후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 당초 계획된 인수합병이나 자회사 구조조정, 부동산 매각 같은 재무 전략도 지연 조짐을 보인다. 속도가 늦춰질 경우 KT의 미래 비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KT가 해킹 피해를 수습할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할 때다. 김 대표에게는 사건을 수습하고 책임을 물어도 늦지 않다. 피해자인 고객이 우선이다. 내부든 외부든 김 대표 거취는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0호 (2025.10.15~10.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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