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백악관 제공


대통령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대미 관세 후속 협상의 진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달 말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1차 데드라인'으로 삼고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남은 쟁점이 적지 않아 타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3실장 회의 열고 한미 산업장관 면담 결과 보고 받아
대통령실은 9일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3실장 회의'를 열고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주만위해살리 장관-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면담' 결과를 보고 받았다. 4일 면담에서 미국 요구대로 한국이 3,500억 달러(497조 원) 대미 투자 패키지를 전부 직접 지분 투자(에쿼티)로 채울 경우 외환 위기가 예상된다는 우려를 미 측에 상세히 전달했지만 이외 뚜렷한 진전은 없었다고 한다. 3실장 회의 직후 한 참석자는 "(미 측과) 계속 회의를 이어간다는 것 하나은행닥터클럽 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협상 전망에는 말을 아꼈다.
대미 투자 패키지 중 직접 지분 투자 비율은 5% 이내로 줄이고, 외화 유출 충격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자는 한국 수정안에 대한 미국의 수용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셈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대미 금융 패키지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양측이 이야기 한국토지주택공사www.lh.or.kr모집공고 한 바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협상의) 타결 혹은 급속환 전환, 이런 것들은 지금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정관 장관도 지난 6일 귀국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외환 시장에 대한 상황에 대해 서로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대미 투자 방식과 투자처 선정 등에 대한 논의 진척 여부에 대해서는 "거기까지는 펀드 주식 구체적으로 논의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월 말 트럼프 방한 전까지 이견 좁히려 부심
내생애 첫 주택자금대출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까지 최대한 쟁점을 줄이려고 한다. 실무 협상 단계에서 미리 '가지치기'를 해놓으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 담판으로 남은 쟁점을 해소할 여지가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29일 방한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 참모들은 연휴 기간 추석 당일(6일)을 제외한 5, 7, 8일에 참모 회의를 잇달아 갖고 관세 협상 상황을 점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도 실시간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스라엘군이 나포한 국제 구호선단 선박에 탑승 한국인 활동가를 조속히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관세 협상 어려우면 안보 협상만이라도"
관세 협상 타결이 어렵다면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맞춰 안보 협상이라도 마무리 지으려는 것이 대통령실의 구상이다. 이 경우 관세 협상의 어려움이 한미 동맹을 흔드는 것은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보 협상은 한국의 국방비 부담과 미국산 무기 구매를 늘리는 대신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이 주요 의제다. "관세 협상보다는 타결 가능성이 높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고 해도 변수는 남아 있다.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한국의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미국 조야 일각의 의심이 풀리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원자력 협정 개정은 핵무기 개발과 무관한 평화적·산업적 목적이라는 사실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중국 견제 동참을 요구하는 것도 안보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로 지명된 존 노 지명자가 7일(현지시간) 열린 미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자체 방위비와 전력을 증강해 대중국 견제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중국과도 척질 수는 없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실용 외교' 구상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