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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으로는 언더오버 베팅이 있습니다. 이 경우 결과 값이 특정 숫자보다 큰지 작은지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결과 값이 중간 기준인 ‘3’보다 작으면 ‘언더’, 크면 ‘오버’에 베팅한 사람이 승리하게 됩니다. 이 두 가지 방식 외에도, 게임에 따라서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보다 세밀한 베팅을 즐길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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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 코로나19가 강타한 2021년 미국 남부 지역엔 겨울 폭풍 ‘유리(Uri)’가 찾아왔다. 한파와의 전쟁으로 인해 고립된 때, 백신 물량이 모자라 미국 곳곳에 시체가 쌓여가던 때, 작곡가 아누 부타니는 ‘얼어붙은 시간 너머’를 썼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긴긴 터널의 한가운데에 선 듯한 막막함, 그 너머로 이 길을 헤쳐 나가는 것 외엔 어쩔 방법이 없다는 절박함이 넘실댄다. 그렇다고 마냥 디스토피아만 표현한 건 아 릴게임갓 니다. 빙하기를 건너듯 설산을 걷는 거인들의 모험기 같다. 거대한 게임의 세계에 첫발을 디딘 듯 새로운 날들을 개척하는 누군가를 독려한다.
#2. 영험한 기운이 용솟음친다. 무수히 많은 전래동화의 시작 구절,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는 한 문장에 영감을 받아 쓴 그레이스 앤 리의 ‘호랑이의 파이프’. 전통 산조 가락이 서양의 오케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스트라를 만나자, 한 겹 한 겹 켜켜이 쌓아간다. 거대하고 날렵한 몸으로 산과 산 사이를 누비는 ‘산중호걸’의 품새가 음표로 그려졌다. 따뜻하기만 한 줄 알았던 리드 악기(얇은 판이 진동해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충돌하고, 각양각색 타악과 현이 서로의 틈을 노려 퍼즐을 맞추자, 안개 자욱한 산새 너머 위엄있는 ‘동물의 왕’이 모습을 드러낼 것만 같다. 음악 손오공게임 말미 진동하는 타악이 서서히 질주하며 부소리를 울리는 순간이 압권이다.
경쾌하고 흥미진진하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음표가 만든 서사 위로 재기발랄한 음향 실험이 이어진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말러…. 수백 년을 유령처럼 맴도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그늘을 헤치고 젊은 작곡가들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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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멘토들과 신진 작곡가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올해로 세 번째로 열고 있는 ‘작곡가 아틀리에’를 통해서다. 지난 1월 작곡가 아틀리에 3기로 선정된 강경묵(38), 김신(31), 릴게임하는법 신동선(35), 그레이스 앤 리(29) 등은 지난 1월 ‘작곡가 아틀리에’ 3기로 선정, 장장 10개월 동안 창작 과정을 거쳤다. 멘토로 함께 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상주 작곡가(2022~2023) 출신 전예은, 선이(베이징 중앙음악원 명예교수 역임), 앤드류 노먼 미국 줄리어드 교스. 작곡가 김택수 등을 비롯해 지휘자, 단원, 관객 등의 피드백을 통해 각자 10분 안팎 분량의 오케스트라곡을 써냈다.
젊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곡을 프로 악단을 통해 연주되는 경험을 갖는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달 초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국내 최정상 악단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KNSO)를 통해 자신의 곡이 울려 퍼지자, 네 사람은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막내 그레이스 앤 리는 “나의 오랜 꿈이 이뤄진 소중한 자리이자 기회다. 1년간 너무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며 “뒤에서 오빠들이 만든 곡을 듣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경묵 역시 “상상했던 것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고, 짧은 단편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이라며 후련한 마음을 전했다.
100명의 연주자가 내 곡을 연주한다…일생일대의 기회
“10개월 내내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젊은 작곡가가 오케스트라 곡을 쓰는 경우는 대부분 콩쿠르이거나 개인적인 작업일 텐데,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지도를 받다 보니 한 걸음 한 걸음씩 곡을 써나간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강경묵)
나이와 연차를 떠나서도 작곡가가 대규모 편성의 오케스트라 곡을 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역량과 재능은 차치하고라도 100명 규모에 다양한 악기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없고, 작곡한 곡을 들어보기 위해 100명의 연주자를 만날 자리 자체도 없다.
KNSO 작곡가 아틀리에와의 협업을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작곡가오케스트라(ACO) 멜리사 능(Melisa Ngan) 대표는 “많은 작곡가가 자기 작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케스트라를 통해 연주해 보고, 그 곡을 소개하는 기회는 거의 없다”며 “이러한 무대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작곡가들에겐 엄청난 기회이자 인생이 바뀌는 계기”라고 했다.
미국작곡가오케스트라(ACO) 멜리사 능(Melisa Ngan) 대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해마다 ACO에선 엄정한 심사를 통해 작곡가들이 제출한 악보 중 6개를 뽑는다. 한 번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무려 500명이 지원할 만큼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일단 ACO의 관문을 넘어서면 탄탄대로가 기다리고 있다. 최근 선발된 작곡가 중 한 명은 뉴욕필하모닉, 시카고심포니와 연주를 한 뒤 2년 치 공연 일정이 꽉 차 작곡가로 가장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현재 미국 톱3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카를로스 사이먼, 애나 클라인, 제시 몽고메리 등도 ACO 출신이다.
ACO에서 뽑혀 아시아 초연으로 자신의 곡을 한국에서 연주하게 된 아누 부타니 역시 “12개월 전만 해도 여기에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이렇게 훌륭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내 곡을 발표한다는 것이 엄청난 변환점”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2021년 ‘작곡가 아틀리에’라는 이름으로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 올해로 3기째 진행 중이다.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는 국제 지휘 콩쿠르와 지휘자 워크숍, 단원을 육성하는 국제 아카데미와 함께 클래식 토양을 다지는 ‘성장 플랫폼’ 삼각 편대 중 하나가 작곡가 아틀리에다. 특히 작곡가 아틀리에는 단순히 창작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의 작곡가를 세계 무대로 연결하기 위해 1977년 설립된 미국작곡가오케스트라와 협력해 ‘작곡가 교류’도 진행한다.
멜리사 능 대표는 “ACO는 미국 전역 80개 이상의 오케스트라와 연결돼 있고, 850명 이상의 작곡가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며 “그간 미국,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과 협력해 왔고 한국과의 협력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아누 부타니가 ‘작곡가 아틀리에’ 오케스트라 리딩에 참석해 ‘얼어붙은 시간 너머’를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3기 작곡가 중 한 명은 ACO가 직접 미국 무대로 데려간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ACO가 작곡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음악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소명이자 사명이다. 멜리사 능 대표는 “클래식은 유럽의 17~18세기 작곡가들이 살아있을 당시 작곡해 그 시대의 이야기와 감성을 담아낸 음악”이라며 “그 음악은 현재의 미국과는 상황도, 문화도 다르다. 미국의 동시대에 살아있는 작곡가들의 음악을 소개해 미국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고 했다.
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전 음악감독은 “국립단체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중요한 사명은 미래 음악 인재 양성”이라며 “오케스트라가 가진 음악적인 모든 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수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는 우리 악단이 가진 중요한 역할”이라고 했다. 작곡가이기도 했던 그는 특히 “작곡가 아틀리에는 오늘의 우리를 기록하는 것”이라며 “미래의 인재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확실성과 불확실성을 직면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요즘 작곡가가 본 요즘 음악…“모든 소리가 음표로”
신진 작곡가들의 음악은 여느 현대음악들과 달랐다. 난해하고 시끄럽기만 한 게 아니다. 귀를 괴롭히는 불협화음이 난무해 마음 둘 곳 없던 현대음악은 사라지고, 난데없이 귀에 내리꽂히는 화음과 선율, 아기자기하다가도 속 시원한 타격감을 주는 실험적 소리들이 정교하게 엮였다. 쇤베르크(1874~1951)가 무조 음악, 12음 기법을 도입한 이후 그토록 오래 유지됐던 무조음악의 시대에서 어느덧 다른 갈래가 생기는 모양새다. ‘요즘 현대음악’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번에 발표한 신진 작곡가 네 사람의 곡엔 이들의 개성과 음악관, 저마다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네 작곡가들은 10개월의 여정 동안 공들여 쓴 곡들을 다듬고 다듬기를 반복했다. 김신은 “사실 완전히 갈아엎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는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담긴 시(詩) ‘재버워키’와 동명의 교향시를 썼다. 전통 클래식 작법으로 하나의 모티브를 지속, 변형시키는 과정은 따르지 않지만 음악 안에 살아있는 조성감은 지극히 전통적이다. 귀에 감기면서도 흥미로운 시도가 많아 낯설고도 익숙한 세계로 탐험하는 기분을 안긴다.
김신은 “지금 이순간의 현대음악이 무엇일지 생각해 봤을 때 조성을 재해석하고 무조성과 조성의 활용을 적절히 하는 것이 현대적 움직임이 아닐까 싶다”며 “쉰베르크 시대부터 이어온 조성 탈피 움직임, 그로 인해 이어진 무조 음악이 2025년에도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하며 작품을 썼다”고 했다.
‘울림의 흐림’이라는 제목으로 바람이 살아 움직여 공명을 일으키는 음악을 만든 강경묵은 오늘날 현대음악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 배경을 작곡의 역사에서 찾았다. 그는 “과거 무조 작곡가들이 조성을 배척한 이유는 그 이전 시대가 수백 년간 조성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이라며 “작곡가들은 시대가 달라질 때마다 자신만의 개성과 독창성을 목표로 음악을 만들며 이전 시대와 다른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시대의 유산이 남아있는 조성 음악을 쓰지 않기로 했던 작곡가들의 시대가 100년 가까이 지속되다 보니, 이제는 조성을 섞어 쓰는 것이 더 유니크한 때가 됐다”고 말했다.
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강경묵의 ‘울림의 흐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하나의 선에서 시작해 무수히 많은 그물로 얽혀가는 그림을 악보로 그려낸 ‘탈피’라는 곡을 쓴 신동선은 “지금은 조성의 정의도 다시 내려야 할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5도 다음에 반드시 1도가 나오는 등 기존 정해진 조성이 아닌 새로운 조성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지만, 신진 작곡가들은 그 안에서 자신의 것을 찾아간다. 네 사람은 지금 현대음악의 가장 큰 트렌드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신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기의 방식으로 소화하는 것이 요즘 작곡가의 트렌드이자 시대정신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신동선은 “나를 투영해서 곡을 쓰고 있다”며 “작곡가로 살아갈 만한 자질과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성장하고 싶다는 갈망의 껍질을 벗으려 쓴 곡”이라고 했다. 그레이스 앤 리는 서양음악을 공부하면서도 오래도록 품고 있던 국악에 대한 애정을 이번 무대에서 마침내 풀어냈다. 풍광을 묘사하고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시각적 음악인 ‘호랑이의 파이프’를 통해 그는 “국악을 활용해 오케스트라를 작곡하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고 했다.
기상천외한 특수 악기와 소리를 찾아 적재적소에 넣는 것도 작곡가 개인의 선택이다.
실제로 현대음악 중엔 빨래판을 긁거나 탁구공을 튀기는 곡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시동선은 “특수악기의 틀을 확장해서 봐야 하는데, 고무호스 소리나 스티로폼 누르는 소리 등 우리의 삶의 모든 소리가 악보 위에 적힐 수 있다”며 “세상의 모든 소리, 그중 작곡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소리가 나의 특수악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세상의 모든 소리가 음표가 된다는 것이다.
강경묵의 무대에선 윌리튜브를 통해 바람 소리를 구체화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이 해당 악기를 왜 쓰는지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김신이 이번 곡에서 특수악기를 쓰지 않은 것도 곡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고 곡에 딱 맞는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강경묵은 “작곡가들은 소리에 좋다고 하면 똥이라도 쓰는 사람들이다. 기업가들이 일만 잘하면 원숭이를 쓸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다양한 악기와 주법, 조성이나 무조성의 선택은 팔레트에 쓸 수 있는 물감이 숫자가 굉장히 많다는 의미”이라고 했다.
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네 작곡가가 뽑은 ‘최애곡’은?
완성된 곡을 한 자리에서 들어본 네 작곡가들이 꼽은 ‘최고의 곡’은 정확하게 2대2로 갈렸다. ‘작곡가 아틀리에’ 최애곡을 뽑아달라고 하자 네 작곡가는 익명을 요청, 두 명은 김신의 ‘재버워키’를 뽑았고 다른 두 사람은 신동선의 ‘탈피’를 선택했다.
‘재버워키’를 뽑는 작곡가는 “다양한 음악적 재료, 아이디어를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잘 녹여냈고 호흡, 음악적 완성도가 매우 훌륭하다”며 “시를 읽지 않았고 어떤 스토리가 구체적으로 흘러가는지도 모르지만 음악적 흐름만으로도 이미 시를 읽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작곡가는 “곡을 위해 아이디어적으로 갖고 있던 백그라운드 스토리가 음악적으로 너무나 잘 표현됐다고 느꼈다”며 “특색있는 다양한 음악적 내용들이 잘 짜여진 구조를 통해 곡 전체의 진행에 있어 소리들의 완급조절이 너무 좋았다. 더불어 탁월한 관현악적 배치와 소리들을 통해서 다양한 색채와 함께 풍성한 음악이라 생각이 든 곡이었다”고 귀띔했다.
‘탈피’를 뽑은 작곡가는 “다양한 의도와 실험정신에 감탄했다. 작은 소리에도 디테일이 살아 있었고, 큰 소리 또한 매우 임팩트 있게 잘 구성돼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작곡가는 “가장 제 마음에 울림을 크게 주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 곡”이라며 “그동안 작곡가님이 혼신을 다해 노력하고 고민하며 연구해 온 음악적인 흔적들이 농밀히 녹아있었다. 서로 구사하는 음악적 어법이 거의 대척점을 이룬다고 할 정도로 다른 저에게도 이는 큰 감동이었다. 제 자신의 음악과 음악적 여정을 돌아볼 귀한 기회를 선사해줬다”며 감탄했다.
올해 작곡가 아틀리에 3기로 뽑힌 네 사람은 이미 쟁쟁한 청년 작곡가로 꼽히는 사람들이다.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휩쓴 주역들이 출동한 것. 작곡가 아틀리에를 통해 기수를 다는 것조차 진입장벽이 높은 셈이다. 김신은 제네바 콩쿠르와 제오르제 에네스쿠 콩쿠르에서 우승한 작곡가이고, 강경묵은 이탈리아 미켈레 피탈루가 콩쿠르에서 1위를 했다.
작곡가 아틀리에 3기생 네 명 중 최우수 작곡가는 2026~27 시즌 국립심포니의 상주 작곡가로 활동할 기회가 생긴다. 최우수 작곡가 선정과 별개로 한 명은 미국으로 향한다. 결과는 내년 초 발표된다.
멜리사 능 대표는 “음악은 굉장히 인간적이고 문화적이라 작곡가들의 국적에 따라 그 나라의 요소가 섞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항상 느끼게 된다”며 “작곡가들이 자신의 문화를 자기 음악에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존중하고 그만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를 통해 발굴한 김은성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만화경’이 ACO의 연주로 초연됐다.
새 생명을 품은 열 달을 보내자, 네 사람은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작곡가 아틀리에’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마침표를 찍었지만, 차세대 작곡가들의 진짜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신동선은 “이 시간을 보내니 이전의 껍질을 벗겨 한 걸음 더 성장한 내 모습을 기대하게 됐다”고 했고, 강경묵은 “한 번의 경험을 통해 다섯 번 이상의 경험치를 얻었다”며 벅차했다. 김신은 “이번 기회를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곡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 코로나19가 강타한 2021년 미국 남부 지역엔 겨울 폭풍 ‘유리(Uri)’가 찾아왔다. 한파와의 전쟁으로 인해 고립된 때, 백신 물량이 모자라 미국 곳곳에 시체가 쌓여가던 때, 작곡가 아누 부타니는 ‘얼어붙은 시간 너머’를 썼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긴긴 터널의 한가운데에 선 듯한 막막함, 그 너머로 이 길을 헤쳐 나가는 것 외엔 어쩔 방법이 없다는 절박함이 넘실댄다. 그렇다고 마냥 디스토피아만 표현한 건 아 릴게임갓 니다. 빙하기를 건너듯 설산을 걷는 거인들의 모험기 같다. 거대한 게임의 세계에 첫발을 디딘 듯 새로운 날들을 개척하는 누군가를 독려한다.
#2. 영험한 기운이 용솟음친다. 무수히 많은 전래동화의 시작 구절,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는 한 문장에 영감을 받아 쓴 그레이스 앤 리의 ‘호랑이의 파이프’. 전통 산조 가락이 서양의 오케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스트라를 만나자, 한 겹 한 겹 켜켜이 쌓아간다. 거대하고 날렵한 몸으로 산과 산 사이를 누비는 ‘산중호걸’의 품새가 음표로 그려졌다. 따뜻하기만 한 줄 알았던 리드 악기(얇은 판이 진동해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충돌하고, 각양각색 타악과 현이 서로의 틈을 노려 퍼즐을 맞추자, 안개 자욱한 산새 너머 위엄있는 ‘동물의 왕’이 모습을 드러낼 것만 같다. 음악 손오공게임 말미 진동하는 타악이 서서히 질주하며 부소리를 울리는 순간이 압권이다.
경쾌하고 흥미진진하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음표가 만든 서사 위로 재기발랄한 음향 실험이 이어진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말러…. 수백 년을 유령처럼 맴도는 ‘위대한 작곡가’들의 그늘을 헤치고 젊은 작곡가들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멘토들과 신진 작곡가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올해로 세 번째로 열고 있는 ‘작곡가 아틀리에’를 통해서다. 지난 1월 작곡가 아틀리에 3기로 선정된 강경묵(38), 김신(31), 릴게임하는법 신동선(35), 그레이스 앤 리(29) 등은 지난 1월 ‘작곡가 아틀리에’ 3기로 선정, 장장 10개월 동안 창작 과정을 거쳤다. 멘토로 함께 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상주 작곡가(2022~2023) 출신 전예은, 선이(베이징 중앙음악원 명예교수 역임), 앤드류 노먼 미국 줄리어드 교스. 작곡가 김택수 등을 비롯해 지휘자, 단원, 관객 등의 피드백을 통해 각자 10분 안팎 분량의 오케스트라곡을 써냈다.
젊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곡을 프로 악단을 통해 연주되는 경험을 갖는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달 초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국내 최정상 악단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KNSO)를 통해 자신의 곡이 울려 퍼지자, 네 사람은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막내 그레이스 앤 리는 “나의 오랜 꿈이 이뤄진 소중한 자리이자 기회다. 1년간 너무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며 “뒤에서 오빠들이 만든 곡을 듣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경묵 역시 “상상했던 것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고, 짧은 단편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이라며 후련한 마음을 전했다.
100명의 연주자가 내 곡을 연주한다…일생일대의 기회
“10개월 내내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젊은 작곡가가 오케스트라 곡을 쓰는 경우는 대부분 콩쿠르이거나 개인적인 작업일 텐데,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지도를 받다 보니 한 걸음 한 걸음씩 곡을 써나간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강경묵)
나이와 연차를 떠나서도 작곡가가 대규모 편성의 오케스트라 곡을 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역량과 재능은 차치하고라도 100명 규모에 다양한 악기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없고, 작곡한 곡을 들어보기 위해 100명의 연주자를 만날 자리 자체도 없다.
KNSO 작곡가 아틀리에와의 협업을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작곡가오케스트라(ACO) 멜리사 능(Melisa Ngan) 대표는 “많은 작곡가가 자기 작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케스트라를 통해 연주해 보고, 그 곡을 소개하는 기회는 거의 없다”며 “이러한 무대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작곡가들에겐 엄청난 기회이자 인생이 바뀌는 계기”라고 했다.
미국작곡가오케스트라(ACO) 멜리사 능(Melisa Ngan) 대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해마다 ACO에선 엄정한 심사를 통해 작곡가들이 제출한 악보 중 6개를 뽑는다. 한 번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무려 500명이 지원할 만큼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일단 ACO의 관문을 넘어서면 탄탄대로가 기다리고 있다. 최근 선발된 작곡가 중 한 명은 뉴욕필하모닉, 시카고심포니와 연주를 한 뒤 2년 치 공연 일정이 꽉 차 작곡가로 가장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현재 미국 톱3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카를로스 사이먼, 애나 클라인, 제시 몽고메리 등도 ACO 출신이다.
ACO에서 뽑혀 아시아 초연으로 자신의 곡을 한국에서 연주하게 된 아누 부타니 역시 “12개월 전만 해도 여기에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이렇게 훌륭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내 곡을 발표한다는 것이 엄청난 변환점”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2021년 ‘작곡가 아틀리에’라는 이름으로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 올해로 3기째 진행 중이다.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는 국제 지휘 콩쿠르와 지휘자 워크숍, 단원을 육성하는 국제 아카데미와 함께 클래식 토양을 다지는 ‘성장 플랫폼’ 삼각 편대 중 하나가 작곡가 아틀리에다. 특히 작곡가 아틀리에는 단순히 창작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의 작곡가를 세계 무대로 연결하기 위해 1977년 설립된 미국작곡가오케스트라와 협력해 ‘작곡가 교류’도 진행한다.
멜리사 능 대표는 “ACO는 미국 전역 80개 이상의 오케스트라와 연결돼 있고, 850명 이상의 작곡가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며 “그간 미국,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과 협력해 왔고 한국과의 협력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아누 부타니가 ‘작곡가 아틀리에’ 오케스트라 리딩에 참석해 ‘얼어붙은 시간 너머’를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3기 작곡가 중 한 명은 ACO가 직접 미국 무대로 데려간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ACO가 작곡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음악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소명이자 사명이다. 멜리사 능 대표는 “클래식은 유럽의 17~18세기 작곡가들이 살아있을 당시 작곡해 그 시대의 이야기와 감성을 담아낸 음악”이라며 “그 음악은 현재의 미국과는 상황도, 문화도 다르다. 미국의 동시대에 살아있는 작곡가들의 음악을 소개해 미국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고 했다.
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전 음악감독은 “국립단체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중요한 사명은 미래 음악 인재 양성”이라며 “오케스트라가 가진 음악적인 모든 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수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는 우리 악단이 가진 중요한 역할”이라고 했다. 작곡가이기도 했던 그는 특히 “작곡가 아틀리에는 오늘의 우리를 기록하는 것”이라며 “미래의 인재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확실성과 불확실성을 직면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요즘 작곡가가 본 요즘 음악…“모든 소리가 음표로”
신진 작곡가들의 음악은 여느 현대음악들과 달랐다. 난해하고 시끄럽기만 한 게 아니다. 귀를 괴롭히는 불협화음이 난무해 마음 둘 곳 없던 현대음악은 사라지고, 난데없이 귀에 내리꽂히는 화음과 선율, 아기자기하다가도 속 시원한 타격감을 주는 실험적 소리들이 정교하게 엮였다. 쇤베르크(1874~1951)가 무조 음악, 12음 기법을 도입한 이후 그토록 오래 유지됐던 무조음악의 시대에서 어느덧 다른 갈래가 생기는 모양새다. ‘요즘 현대음악’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번에 발표한 신진 작곡가 네 사람의 곡엔 이들의 개성과 음악관, 저마다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네 작곡가들은 10개월의 여정 동안 공들여 쓴 곡들을 다듬고 다듬기를 반복했다. 김신은 “사실 완전히 갈아엎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는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담긴 시(詩) ‘재버워키’와 동명의 교향시를 썼다. 전통 클래식 작법으로 하나의 모티브를 지속, 변형시키는 과정은 따르지 않지만 음악 안에 살아있는 조성감은 지극히 전통적이다. 귀에 감기면서도 흥미로운 시도가 많아 낯설고도 익숙한 세계로 탐험하는 기분을 안긴다.
김신은 “지금 이순간의 현대음악이 무엇일지 생각해 봤을 때 조성을 재해석하고 무조성과 조성의 활용을 적절히 하는 것이 현대적 움직임이 아닐까 싶다”며 “쉰베르크 시대부터 이어온 조성 탈피 움직임, 그로 인해 이어진 무조 음악이 2025년에도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하며 작품을 썼다”고 했다.
‘울림의 흐림’이라는 제목으로 바람이 살아 움직여 공명을 일으키는 음악을 만든 강경묵은 오늘날 현대음악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 배경을 작곡의 역사에서 찾았다. 그는 “과거 무조 작곡가들이 조성을 배척한 이유는 그 이전 시대가 수백 년간 조성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이라며 “작곡가들은 시대가 달라질 때마다 자신만의 개성과 독창성을 목표로 음악을 만들며 이전 시대와 다른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시대의 유산이 남아있는 조성 음악을 쓰지 않기로 했던 작곡가들의 시대가 100년 가까이 지속되다 보니, 이제는 조성을 섞어 쓰는 것이 더 유니크한 때가 됐다”고 말했다.
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강경묵의 ‘울림의 흐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하나의 선에서 시작해 무수히 많은 그물로 얽혀가는 그림을 악보로 그려낸 ‘탈피’라는 곡을 쓴 신동선은 “지금은 조성의 정의도 다시 내려야 할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5도 다음에 반드시 1도가 나오는 등 기존 정해진 조성이 아닌 새로운 조성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지만, 신진 작곡가들은 그 안에서 자신의 것을 찾아간다. 네 사람은 지금 현대음악의 가장 큰 트렌드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신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기의 방식으로 소화하는 것이 요즘 작곡가의 트렌드이자 시대정신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신동선은 “나를 투영해서 곡을 쓰고 있다”며 “작곡가로 살아갈 만한 자질과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성장하고 싶다는 갈망의 껍질을 벗으려 쓴 곡”이라고 했다. 그레이스 앤 리는 서양음악을 공부하면서도 오래도록 품고 있던 국악에 대한 애정을 이번 무대에서 마침내 풀어냈다. 풍광을 묘사하고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시각적 음악인 ‘호랑이의 파이프’를 통해 그는 “국악을 활용해 오케스트라를 작곡하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고 했다.
기상천외한 특수 악기와 소리를 찾아 적재적소에 넣는 것도 작곡가 개인의 선택이다.
실제로 현대음악 중엔 빨래판을 긁거나 탁구공을 튀기는 곡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시동선은 “특수악기의 틀을 확장해서 봐야 하는데, 고무호스 소리나 스티로폼 누르는 소리 등 우리의 삶의 모든 소리가 악보 위에 적힐 수 있다”며 “세상의 모든 소리, 그중 작곡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소리가 나의 특수악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세상의 모든 소리가 음표가 된다는 것이다.
강경묵의 무대에선 윌리튜브를 통해 바람 소리를 구체화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이 해당 악기를 왜 쓰는지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김신이 이번 곡에서 특수악기를 쓰지 않은 것도 곡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고 곡에 딱 맞는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강경묵은 “작곡가들은 소리에 좋다고 하면 똥이라도 쓰는 사람들이다. 기업가들이 일만 잘하면 원숭이를 쓸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다양한 악기와 주법, 조성이나 무조성의 선택은 팔레트에 쓸 수 있는 물감이 숫자가 굉장히 많다는 의미”이라고 했다.
2025 KNSO 작곡가 아틀리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네 작곡가가 뽑은 ‘최애곡’은?
완성된 곡을 한 자리에서 들어본 네 작곡가들이 꼽은 ‘최고의 곡’은 정확하게 2대2로 갈렸다. ‘작곡가 아틀리에’ 최애곡을 뽑아달라고 하자 네 작곡가는 익명을 요청, 두 명은 김신의 ‘재버워키’를 뽑았고 다른 두 사람은 신동선의 ‘탈피’를 선택했다.
‘재버워키’를 뽑는 작곡가는 “다양한 음악적 재료, 아이디어를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잘 녹여냈고 호흡, 음악적 완성도가 매우 훌륭하다”며 “시를 읽지 않았고 어떤 스토리가 구체적으로 흘러가는지도 모르지만 음악적 흐름만으로도 이미 시를 읽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작곡가는 “곡을 위해 아이디어적으로 갖고 있던 백그라운드 스토리가 음악적으로 너무나 잘 표현됐다고 느꼈다”며 “특색있는 다양한 음악적 내용들이 잘 짜여진 구조를 통해 곡 전체의 진행에 있어 소리들의 완급조절이 너무 좋았다. 더불어 탁월한 관현악적 배치와 소리들을 통해서 다양한 색채와 함께 풍성한 음악이라 생각이 든 곡이었다”고 귀띔했다.
‘탈피’를 뽑은 작곡가는 “다양한 의도와 실험정신에 감탄했다. 작은 소리에도 디테일이 살아 있었고, 큰 소리 또한 매우 임팩트 있게 잘 구성돼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작곡가는 “가장 제 마음에 울림을 크게 주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 곡”이라며 “그동안 작곡가님이 혼신을 다해 노력하고 고민하며 연구해 온 음악적인 흔적들이 농밀히 녹아있었다. 서로 구사하는 음악적 어법이 거의 대척점을 이룬다고 할 정도로 다른 저에게도 이는 큰 감동이었다. 제 자신의 음악과 음악적 여정을 돌아볼 귀한 기회를 선사해줬다”며 감탄했다.
올해 작곡가 아틀리에 3기로 뽑힌 네 사람은 이미 쟁쟁한 청년 작곡가로 꼽히는 사람들이다.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휩쓴 주역들이 출동한 것. 작곡가 아틀리에를 통해 기수를 다는 것조차 진입장벽이 높은 셈이다. 김신은 제네바 콩쿠르와 제오르제 에네스쿠 콩쿠르에서 우승한 작곡가이고, 강경묵은 이탈리아 미켈레 피탈루가 콩쿠르에서 1위를 했다.
작곡가 아틀리에 3기생 네 명 중 최우수 작곡가는 2026~27 시즌 국립심포니의 상주 작곡가로 활동할 기회가 생긴다. 최우수 작곡가 선정과 별개로 한 명은 미국으로 향한다. 결과는 내년 초 발표된다.
멜리사 능 대표는 “음악은 굉장히 인간적이고 문화적이라 작곡가들의 국적에 따라 그 나라의 요소가 섞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항상 느끼게 된다”며 “작곡가들이 자신의 문화를 자기 음악에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존중하고 그만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를 통해 발굴한 김은성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만화경’이 ACO의 연주로 초연됐다.
새 생명을 품은 열 달을 보내자, 네 사람은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작곡가 아틀리에’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마침표를 찍었지만, 차세대 작곡가들의 진짜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신동선은 “이 시간을 보내니 이전의 껍질을 벗겨 한 걸음 더 성장한 내 모습을 기대하게 됐다”고 했고, 강경묵은 “한 번의 경험을 통해 다섯 번 이상의 경험치를 얻었다”며 벅차했다. 김신은 “이번 기회를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곡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