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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들의 자동차 사랑은 유별나다.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은 독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독일 경제의 엔진’이라고 불릴 정도다.
당연히 독일차에 대한 독일인들의 차부심(車+자부심)은 대단하다. 차부심 강한 독일인들이 ‘자랑’하는 브랜드는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다.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다.
독일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는 폭스바겐이다. 토요타그룹과 함께 글로벌 현대카드연체율 자동차 판매 1위 쟁탈전을 벌이는 폭스바겐그룹의 주축 브랜드다.
‘국민차’를 뜻하는 브랜드명에도 독일인들의 사랑과 자부심이 담겨있다.



폭스바겐 ID. 크로스 컨셉트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기자 ]


이자
폭스바겐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서도 인기 많은 브랜드다. 일본차에 이어 ‘수입차 대중화’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가격 파괴’ 바람도 일으켰다. 현대차·기아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에 기본기가 탄탄한 모델을 내놨기 때문이다. ‘국민차’ 이름값에 걸맞는 실력을 뽐 공무원 퇴직금 낸 셈이다.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도 따져보면 폭스바겐이 앞장서서 길을 터줬기 때문이다.


IAA를 안방처럼, 중국차에 긁힌 독일차




급식비환불
뮌헨 도심 IAA 오픈 스페이스에 자리잡은 폭스바겐 전시장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뮌헨 ]



글로벌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뛰어난 차종으로 인기를 끈 폭스바겐은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뮌 대부중개협회 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쇼 2025에서 ‘국민차 자존심’을 걸고 승부수를 던졌다.

‘저가 인해전술’을 펼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 텃밭을 내주기 않기 위해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god+가성비)를 추구했다.
더 나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누구나 독일차를 타는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현재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자국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국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축소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유럽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전기차 전환이 진행되는 세계 3대 시장인 유럽을 안방으로 만들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뮌헨 도심 IAA 오픈 스페이스에 자리잡은 폭스바겐 전시장(왼쪽), 맞은편에 들어선 중국 BYD 전시장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뮌헨 ]



유럽 진출의 발판 역할을 하는 IAA 모빌리티쇼 2025에도 중국 전기차 관련 업체들은 인해전술을 펼쳤다.

IAA 집행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번 IAA에는 완성차와 배터리 분야에서만 10여곳의 중국 기업들이 참여했다. IAA에 참가한 전체 중국 기업의 수는 116곳으로 2년 전보다 40% 늘어났다.
뮌헨 메세에서 IAA 프레스데이에서 컨퍼런스를 진행한 18곳 중 9곳이 중국 브랜드였다.
BYD, 샤오펑(XPENG), 창안(CHANGAN), 립모터(LEAPMOTOR) 등 주요 브랜드가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뮌헨 루트비히 거리에서 열리는 IAA 오픈 스페이스(IAA Open Space)에도 대규모 부스를 마련했다.
호스트인 폭스바겐, BMW, 벤츠도 목 좋은 곳을 차지했지만 중국 브랜드들이 주변을 포위했다. 독일차 브랜드의 자존심과 독일인의 차부심을 긁은 셈이다.


싼 중국차 대신 싸지만 좋은 독일차





IAA 모빌리티쇼에 서공개된 ID. 폴로 GTI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뮌헨 ]



폭스바겐은 IAA 모빌리티 2025에서 2만~2만5000유로(3200만~4000만원) 정도에 판매될 갓성비 전기차 4종(콘셉트카 포함)을 공개했다.

이 중 ID.2 올(All)의 양산 모델인 ID.폴로(ID. Polo)’, 고성능 모델인 ID.폴로 GTI(ID. Polo GTI), ID.크로스(ID. CROSS) 3종의 엔트리 전기차를 내년까지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ID. 에브리1(EVERY1) 양산 모델의 경우 오는 2027년에는 2만유로에 판매할 예정이다.
IAA 모빌리티쇼 폭스바겐 대표주자는 세계 최초로 공개된 엔트리급 순수전기 SUV인 ‘ID.크로스 콘셉트(ID. CROSS Concept)’다.
ID.크로스 콘셉트는 폭스바겐의 네 번째 콤팩트 전기 콘셉트카다. 양산 차종은 차세대 도심형 전기차 라인업의 핵심 모델이 된다.



폭스바겐 콤팩트 전기 SUV인 ID. 크로스 콘셉트 [사진출처=폭스바겐]



양산 모델인 ID. 크로스는 “싸고 좋은 차는 없다”는 자동차 구매 상식에 어긋나는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폭스바겐발 ‘가격 파괴’에 이어 ‘상식 파괴’다.

싼값을 앞세워 유럽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중국차에 맞서기 위해 ‘싸면서도 좋은’, ‘싸지만 좋은 차’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토마스 셰퍼(Thomas Schäfer)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도 가성비를 뛰어넘는 갓성비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셰퍼 CEO는 “ID.크로스 콘셉트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세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라며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상급 모델에 적용되던 첨단 기술의 대중화, 향상된 성능과 품질로 브랜드의 진정한 진화를 입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폭스바겐 ID. 에브리1 양산 모델은 2만 유로에 출시된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뮌헨]



폭스바겐은 갓성비 전기차 4종을 앞세워 중국차의 도전 의지를 꺾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향후 8년 이내에 지금보다 4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의 소형 전기차 시장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뮌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