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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는 “프랑스 정부가 신임 투표에서 패배한 것은 국내 정치의 분열과 양극화가 심 로니오 화됐다는 방증”이라며 “이러한 불안정성은 상당한 재정 건전성을 달성하는 정치 시스템의 역량을 약화한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8%로 유로존 평균(약 3.1%)을 크게 상회한다. 국가부채도 GDP의 113%를 넘어 유로존에서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에 바이루 전 총리는 지난 7월 예산 절감 저축은행 연체 과 세수 증대를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자 좌파와 극우 정당들의 주도로 하원이 정부 불신임을 결정했다. 피치는 “향후 몇 년간 국가부채 안정화를 위한 명확한 시야가 없는 상태”라며 “국가부채가 2027년에는 GDP 대비 12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이 매기는 bis 국가신용등급은 한 나라의 ‘빚 갚을 능력’을 재는 지표다. GDP 대비 부채 비율과 정치적 안정성이 주요 평가 기준이다. 경제 규모 대비 정부 수입과 지출의 균형, 안정적인 재정 정책을 구현할 정치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확대와 감염병·재해 대응, 전쟁·안보 위협으로 인한 국방비 증액 등으로 선진국에서도 최근 국가부채 증가와 장기요양급여 이로 인한 신용등급 리스크가 커졌다. 미국도 지난 5월 무디스로부터 ‘Aaa’에서 ‘Aa1’으로 강등된 신용등급을 받았다.
경고가 가시적이고 결과가 충분히 예상가능하지만 사람들이 회피하고 간과하는 위험을 흔히 ‘회색코뿔소’라고 한다.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국론의 분열과 재정적자 확대로 인한 국가채무 증가는 프랑스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회 한국신용평가원 색코뿔소’다. 이를 간과하면 결국 커다란 재앙적 상황을 맞게 될 뿐 아니라, 통계와 경험으로부터 벗어난 돌발 위기를 뜻하는 ‘블랙 스완’에도 대처할 수 없다. 몇 몇 수치를 들어 ‘아직은…’이라고 안심할 때가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