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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중의 나자KT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피의자인 중국 국적 남성 A씨가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영통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KT 해킹 사건 재구성

지난 8월 5일 경기 광명시 소하동 일대로 추정되는 어떤 곳. 중국 교포 A(48)씨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이용해 KT의 이동통신망에 몰래 접속하는 데 성공한다. KT의 망에 접속하면 이 불법 펨토셀이 커버하는 범위에 있는 가입자의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탈취할 수 있다.

드디어 한 명이 걸려들었다. A씨 차상위계층 조건 는 이 피해자의 휴대폰 소액결제로 상품권을 사는 데 성공한다. 결제를 위해서는 문자메시지로 온 6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해당 메시지는 피해자에게 가지 않고 불법 펨토셀을 이용한 A씨의 단말기로 전송이 됐다. 피해자는 아무것도 모른채 자신의 휴대폰 소액결제로 상품권을 산 셈인데 이 상품권이 A씨 손에 들어간 것이다.

청약종합통장가입A씨는 이날 2건의 무단 소액결제를 하고 이튿날에는 6건을 한다. 이런 식으로 20일까지 하루에 2~9건이 범행을 저질렀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본격 범죄를 벌이기 전 ‘예행연습’으로 본다. KT는 이 시기 일부 고객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런 수법은 상상도 못했다. “해킹 독도사랑학생부금 이 아니라 스미싱이다”라고 주장했다.







KT의 대응이 이런 식인 것을 확인한 A씨는 21일부터는 승합차에 펨토셀을 싣고 다니며 본격적인 소액결제 해킹 행각을 벌였다. 이날은 33건을 하고, 27 스마트저축은행 채용 일에는 106건이나 남몰래 상품권을 사거나 교통카드를 사서 빼돌렸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골라 이동하며 자신이 가진 펨토셀 커버리지에 걸린 KT 가입자들의 휴대폰 번호로 소액결제를 하는 수법이다.

남은 과정은 남몰래 손에 넣은 상품권 등을 현금화하는 것인데 이는 같은 중국국적의 B(44)씨에게 맡겼다.
실습분야
이상은 경찰과 업계가 18일까지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KT 소액결제 해킹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다. A씨가 구체적으로 무단 소액결제에 성공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당초 KT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회사는 일부 피해 고객의 과금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특정 기지국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기지국은 KT의 초소형 기지국 체계를 따랐으나 자사 관리망에는 등록되지 않은 불법 기지국이었다.

이후 KT는 지난 11일 소액결제 피해 관련 기자 브리핑을 열었지만, 펨토셀이 자사 네트워크에 어떻게 접속했는지와 소액결제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등에 대해선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동안 피해를 입은 고객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KT는 18일 브리핑에서 피해자 수가 당초 278명에서 362명으로 늘었고 누적 피해 금액은 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16일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영등포구에서 A씨와 B씨를 잇달아 붙잡았다. 이날 A씨와 B씨 모두 구속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정진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A씨와 B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 모두에게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침해) 및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를, B씨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및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앞서 A씨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수원지법 안산지원으로 들어서면서 범행 수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키는 대로 했다”고 답했다. “누구의 지시를 받은 건가”라는 질문에는 “모른다. 저도 시키는 대로 했다”고 재차 답변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에 있는 윗선 C씨의 지시를 받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윗선’이라고 밝힌 C씨의 개인정보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대로 진술하며 최근 중국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씨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지만 이 사건의 주범이 실제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이 구속된 만큼 이들이 지목한 윗선의 소재와 구체적인 범행 수법, 범죄 수익을 가로챈 경로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미선 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