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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표정을 또 버렸다. 자신을[EBS 뉴스12]
정형화된 공연장을 벗어나,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를 무대로 삼는 '이머시브 공연'이 늘고 있습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민주주의를 기리는 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조선시대 비운의 왕 단종의 이야기는 영월의 능 앞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황대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무언가에 저항하듯 몸부림치는 두 남성의 춤사위.

공연이 펼쳐지는 곳은 고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당했던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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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펼쳐지는 여성 무용수의 애절한 몸짓.

고 김근태 전 의원을 비롯해 민주열사들이 고초를 겪었던 곳입니다.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남아 있는 장소에서, 손에 닿을 듯 가까이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체험합니다. 

인터뷰: 김명규주식통
 / 서울 광진구
"예술가들이랑 조금 더 가깝게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무대와 달랐다)."

낮에는 전시공간이던 대공분실을 밤엔 공연장으로 바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머시브 공연입니다.

인터뷰: 최상철 / '민주주의에 말을 걸다' 안무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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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의) 역사, 아픈 기억 이런 것들을 이미 공유하고 계시기 때문에 거기서 작은 움직임들이 이렇게 쉽게 전달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조선의 비운의 왕 단종이 오랜 잠에서 깨어납니다.

단종의 능 앞, 세계유산 장릉을 무대로 한 실경 뮤지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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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정순왕후의 초대를 받은 손님이 되어 화해와 통합의 여정에 직접 참여합니다.

"화해의 강물 위에 배를 띄우자"

"나의 뜻을 따르는 자는 모두 자신의 불을 켜주시오"

영월 군민들이 매년 단종제를 올리2010년유망주
는 그 장소에서 공연이 열려 지역의 역사성과 감정도 담깁니다.

인터뷰:김수빈 / '단종, 1698' 제작·영월HJ 대표
"단종제를 매년 봐왔던 영월 군민들이 밤이 되어서 해가 지고 거기서 단종에 대한 뮤지컬을 본다라는 게 좀 색다르게 (다가온 것 같다)."

과거 영화관이던 충무로 건물 앞, 이머시브 공연 '슬립노모어 서울'을 보려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셰익스피어 희곡 맥베스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이머시브 공연의 시초로 불립니다. 

인터뷰: 박주영 / '슬립노모어 서울' 제작·미쓰잭슨 대표
"관객들이 무대 속으로 들어가서 본인이 원하는 장면과 캐릭터들을 선택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관객이 직접 스토리 텔러가 되는 것이고."

영화관 건물을 통째로 무대로 개조했을 정도로 스케일이 큰 데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관람하는 방식이다 보니 관객들은 매번 다른 체험을 하게 됩니다. 

OTT와 달리 3시간이라는 공연 시간을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경험도 관객들이 이머시브 공연을 선택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강용빈 / 경기도 성남시 (공연 12회차)
"휴대전화부터 다 잠궈놓고 들어가서 진짜 완전히 내가 원하는 길을 따라서 뭔가 탐험하듯이 볼 수 있어서 훨씬 더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이다)."

무대 체험을 원하는 능동적인 관객들이 늘면서 이머시브 공연이 확대되는 흐름은 앞으로도 가속화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인터뷰: 이주영 / 문화 칼럼니스트
"옛날엔 관객이 좀 이제 좀 수동적으로 앉아서 보는 측면이 많았다면 이제 공연계도 관객의 호응도가 좋아지고 있어서 이머시브 작품들을 더 다양한 시선으로 (기획하고 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는 이머시브 공연이 공연계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