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피디연합회 등 언론 4단체 대표들이 10월27일 서울 중구 언론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의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사회적 논의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대표 발의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허위조작정보’ 개념을 새로 도입해 징벌적 배액배상제 대상으로 삼고 ‘국가 심의’ 가능성을 키운 데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 민주당은 유럽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한국형 입법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디지털서비스법과는 완전히 다른 누더기 입법증권사수수료싼곳
”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2023년 유럽 전역에서 시행된 디지털서비스법은 문제 삼는 정보의 범위에 ‘허위정보’ 자체를 포함하지 않는다. 이 법은 ‘불법정보’를 “불법 혐오 발언이나 테러 콘텐츠, 불법적 차별 콘텐츠처럼 준거법에 따라 그 자체로 불법이거나 불법 행위와 관련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불법으로 간주되는 정보”로 규정하고, 아동 성랩스인베스트먼트
착취물·온라인 스토킹·위조제품과 저작권 위반제품 판매·살아 있는 동물 판매 정보 등을 구체적 예시로 든다. 허위정보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정보의 허위 여부를 가늠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 뿐 아니라 이런 개입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하지만 민주당 개정안은 “불법정보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하더라도, 내용의 전부 또는 주식투자가이드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마저 정보통신망에서 유통을 금지하는 허위정보로 규정한다. 이어 “허위정보 중 유통될 경우 타인을 해하게 될 것이 분명한 정보”를 별도로 허위조작정보로 규정한 뒤 정보통신망에서 유통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처럼 모호하고 광범위한 규정 탓에 이 법이 시행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바이오스페이스 주식
인권·언론단체들은 불법정보인지조차 확실치 않은 허위정보까지 유통 금지 대상에 넣게 되면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정보에 대한 국가 심의가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옛 방심위)가 심의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한테 차단을 권고하고 명령할 수 있는 정보의 대상에 허위정보와 허위조작정보를 명시적으로 넣진 않았디지털 대성 주식
다. 하지만 이른바 ‘플랫폼 사업자’에게 신속한 접근 제한 조치 등으로 정보 유통의 방지 의무를 규정한 조항에선 신설된 허위정보 등을 대상으로 끼워 넣었다. 끊임없이 국가 심의 범위를 넓혀온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전례를 되짚어 볼 때, 향후 허위정보 등에 대한 사실상의 국가 심의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병일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대표는 한겨레에 “그동안 방송미디어통신심의원회는 정보통신심의 규정을 통해 불법정보가 아니더라도 자신들이 유해하다고 생각하는 정보에 대한 심의를 한 뒤 사업자에 권고하는 방식으로 검열을 해왔다”며 “앞으로 허위정보도 유통이 금지되면 불법 여부와는 상관없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원회가 심의 대상으로 삼고 사업자들은 위원회 권고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검열의 폭이 더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민간기관과 행정기관 사이 정체성 논란이 있던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시행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법에 따라 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을 거친 뒤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 공무원이 되어 사실상 국가기구가 됐다.
디지털서비스법은 불법정보에 한해 신고가 들어온 경우 중개서비스 제공자들이 삭제 등 조처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이의신청 시스템을 구축해 여기서 해결되지 않으면 독립적인 분쟁조정기구에서 해결한다. 기본적으로 거대 사업자의 자율 규제를 기반으로 한다.
게다가 디지털서비스법은 플랫폼 사업자를 규율할 뿐 개별 언론사의 기사를 대상으로 삼진 않을뿐더러 징벌적 배액배상 제도 같은 내용도 없다. 반면, 민주당 개정안은 개념조차 모호한 허위정보와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별도의 배상 규정을 뒀다. 인터넷 등에 과실로 허위정보를 올린 경우까지 해당한다. 구체적인 손해를 증명하기 어려운 때엔 법원이 5000만원 한도로 손해액을 추정 산정토록 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은 손해액의 5배까지 징벌 성격의 손해배상액을 매길 수 있는 대상으로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 가운데 “불법정보나 허위조작 정보임을 알면서도 타인을 해할 의도로 해당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라고 규정한다. 징벌적 배액배상 적용을 받는 언론사와 유튜브 채널 등의 범위는 정보게재 수와 구독자 수, 조회 수 등을 기준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해서 아직까진 안갯속이다. 김보라미 변호사(법률사무소 디케)는 “배상제 관련 조항 중 ‘해할 의도의 추정’은 국제적으로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민주당 안은 언론사 기사까지 대상에 포함했지만, 유럽연합은 2020년 유럽 민주주의 행동계획에서 언론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 생태계를 다변화하기 위해 전략적 봉쇄 소송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은 디지털서비스법과는 완전히 다른 누더기 입법”이라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