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김한영 옮김/ 까치/ 1만8000원



폭군은 과거의 유물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여전히 폭군은 존재한다. 민주적 절차를 거쳐 권력을 잡았음에도 결과적으로 폭정으로 치달은 사례는 21세기에도 반복된다. 왜 우리는 폭군을 완전히 밀어내지 못하는가. 끔찍한 통치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등장하며, 사람들은 왜 그런 지도자에게 끌리는가. 하버드대 인문학 교수이자 대표적인 셰익스피어 연구자로 꼽히는 스티븐 그린블랫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통해 사람들의 욕망과 폭정의 메커니즘 바다이야기꽁머니 을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책의 출발점은 16세기 영국이다. 셰익스피어가 활동한 엘리자베스 1세 시대는 언론과 연극에 대한 검열이 강했다. 노골적인 정치 비판은 체포와 고문, 죽음으로 이어졌다. 그린블랫은 이런 환경 속에서 셰익스피어가 직접적인 비난 대신 고대 로마와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한 우회적 서사를 택했음을 짚는다 손오공게임 .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헨리 6세’를 통해 정치적 갈등이 어떻게 폭정으로 변질되는지를 살핀다. 당파적 이해관계가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이어질 때 국가 질서가 급속히 무너졌다고 설명한다. 무너진 질서 뒤에는 포퓰리즘이 따라붙는다. 저자는 폭군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일상의 정치가 서서히 비틀릴 때 폭군과 폭정이 탄 야마토게임장 생한다.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를 활용해 폭군에게 끌리는 군중 심리도 해부한다. 리처드 3세는 병적인 자기애, 과대망상, 가학적 성향, 끝없는 지배욕이 결합된 존재다. 충성을 강요하지만 감사하지 않고, 명령이 실행되는 과정을 보며 쾌락을 느낀다. 저자는 셰익스피어가 이런 악랄한 인물에 관객이 매혹된다는 사실까지 의도적으로 드러냈다고 바다이야기오락실 본다.
흥미로운 점은 폭군의 말로다. 셰익스피어는 폭군이 ‘장기 지속’될 수 없는 형태라고 봤다.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는 교활하지만, 통치 국면에서는 무능이 드러난다는 판단이다. 인재를 제거하고, 장기적 전망을 갖지 못하며, 고립과 분노 속에서 몰락을 재촉한다. 저자는 이를 “오만한 과신과 의심이 결합한 결과”라고 정리한다. 책은 단순한 릴게임갓 셰익스피어 해설서가 아니다. 권력의 본질과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동시에 성찰하게 하는 정치철학서에 가깝다. 과거 희곡을 통해 현재를 비추는 저자의 시선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정치 상황을 떠올리게 만든다. 폭군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다른 얼굴로 반복될 뿐이다.
[최창원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0호 (2025.12.24~12.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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