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창단한 거제 극단 모다 단원들이 11~13일 거제 리본플라자 소극장에서 첫 공연 〈여자만세Ⅱ〉를 끝내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주성희 기자


올해 2월에 닻을 올린 거제 극단 모다가 <여자만세Ⅱ>(국민성 작·김진홍 연출)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모다는 짧게는 5년 길게는 30년 넘게 거제에서 활동해온 배우와 제작진 19명이 모여 만든 연극단체다. 배우를 비롯해 분장, 음향, 조명 담당 단원들도 함께한다. 이렇게 모였기에 극단 이름을 '모으다'는 뜻의 경남말 '모다'로 했다.
김진홍(5 오리지널바다이야기 3) 모다 대표는 "올해 초 감자탕 식당에서 모여 밥을 먹다가 의기투합해 극단을 설립하게 됐다"며 "이렇게 모인 단원들과 어깨동무하며 같이 나아가는 극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거제 리본플라자 소극장에서 올린 창단 공연을 단원들은 사비를 들여 준비했다. 단원들은 본업을 마치고 곧장 사무실로 모여서 기획 회의를 바다이야기부활 하고 연습을 했다.
가족 같은 동료, 그 관계 보여주는 창단공연
모다는 창단 공연작으로 함안 출신 국민성 극작가가 쓴 <여자만세Ⅱ>를 택했다. 모다가 처한 환경이나 상황을 고려했고, 무엇보다 극단 모다가 추구하는 공동체 의식, 가족 같은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연극은 동네에서 오랫동안 하숙을 릴게임바다신2 하던 홍가네를 배경으로 한다. 홍가의 둘째 아들이 사업으로 집안 돈을 다 날리면서 하숙을 하던 홍가네 주택이 저당잡혔다. 이런 어려움에도 하숙을 치며, 누빔을 만들어 집을 지킨 것은 첫째 며느리 최서희(김현수 분)다. 시어머니 홍마님(천예서 분)은 둘째 아들 부부를 따라나갔다가 사업이 망하자 빈털터리로 최서희에게 돌아왔다. 홍마님은 자기 잘못을 모르는 척 바다이야기꽁머니 하며 고고하고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숙업을 접으려던 최서희는 대출금을 갚을 방법이 없자 마지막 하숙을 받아들인다. 마지막 하숙집을 찾은 이는 이여자(진애숙 분)다. 홍마님과 나이대는 비슷한데 사고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쾌활하고 개방적인 이여자를 볼 때마다 홍마님은 "이 여자가 말이야, 여자가 말이야"라면서 혀를 찬다.
릴짱
3개월만 머물다가 가겠다는 이여자는 최서희와 그의 딸 홍미남(이명은 분)과 살갑게 지낸다. 홍미남은 친할머니 홍마님보다 이여자에게 마음을 더 내준다. 복지관 댄스교실과 노래교실을 섭렵하는 이여자는 밝고 활동적으로 보이지만, 그가 홍가네 하숙집으로 온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 최서희를 바라보고, 최서희를 걱정하는 이여자의 말과 행동을 보면 관객들은 이여자의 사정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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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창단한 거제 극단 모다가 11일부터 13일까지 거제 리본플라자 소극장에서 첫 공연으로 연극 <여자만세Ⅱ>를 선보였다. /극단 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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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창단한 거제 극단 모다가 11일부터 13일까지 거제 리본플라자 소극장에서 첫 공연으로 연극 <여자만세Ⅱ>를 선보였다. /극단 모다


"감격스런 첫 공연, 더 많은 공연으로 지역민과 함께할 것"
13일 마지막 공연 때 김해, 진해, 마산, 함양, 통영 등에서 온 동료 연극인들이 객석을 채웠다. 이들은 모다 창단을 축하하며 앞으로 활동을 응원했다.
공연을 마치고 분장도 지우지 않은 채 무대를 정리하던 김현수(44) 배우는 "감격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무대에서 우리가 현재 지닌 어려움을 다 같이 헤쳐나가는 모습과 우리의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극을 시작한 그는 20년 넘게 거제에서 연극으로 호흡을 맞춰온 동료 진애숙(54), 천예서(47), 송대영(46) 배우의 눈빛만 봐도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눈치챌 정도다. 김 배우는 이러한 관계가 연극에도 자연스럽게 드러났기를 바라고 있다.

김 배우는 "물론 창작하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창단 작품이니 고심해서 고르느라 2~3회 정도 작품을 바꾸기도 했다"면서 "각자 의견도 다양하게 나왔는데 극단 대표인 김진홍 연출이 이를 다 아우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창단한 거제 극단 모다 단원들이 11~13일 거제 리본플라자 소극장에서 첫 공연 〈여자만세Ⅱ〉를 끝내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주성희 기자


김 대표는 우선 극단 내실을 튼튼하게 다져나가고자 한다.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에 가입하고 경남연극제에도 출품도 하고 지원사업도 신청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곳곳에서 거제 시민에게 많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 소극장 축제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시민극단도 만들어서 연극 저변을 넓혀 나가고자 한다.
작품 활동과 관련해서 그는 "모다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모다가 올리는 연극을 보면서 나와 내 삶을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주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