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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데리고 없다. 대단해인권위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구속 재판과 수사를 권고한 지 한 달도 안된 2025년 3월8일 석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가인권부’가 아닌 것은 합의제 국가기관이기 때문이다. 독임제와 달리, 여야가 함께 구성한 위원들이 합의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도 같은 성격의 위원회다. 인권위, 방통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위가 상설기구인 반면, 진실화해위·이태원특조위처럼 법률로 기간을 정한 한시 기구도 있다.
위원회 회의는 공식 기록된다. 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전원위원회가 열리면, 반드시 지난번 회의 기록에 오류가 없는지 먼저 점검한다. 회의록엔 녹취된 위원들의 모든 말이 기록된다.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회의록에 담긴다. 20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25년 2월10일을 중심으로 인권위 회의록을 본다. 인권위원들을 본다. 출범 24년 만에, 최대 위기에 처한 인권위를 본다.
‘ㄷㄷㄷ, 인권위 그날’은 매주 수요일 독자들과 만난다.
이충상 위원 : 사무총장은 징계로 파면될 수도 있고 해임될 수도 있고 직권면 손오공릴게임 직될 수 있지만 인권위원은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전혀 징계의 대상도 아니고 문책의 대상도 아닙니다. 상임위원은 법률에 명시된 정무직 차관급입니다. 그런데도 상임위원을 포함한 인권위원 6명이 제출한 안건의 표지 위에 사무총장이 안건의 제목을 변경하여 표지를 덧붙여서 자신이 인권위원들의 상관인 것처럼 행동한 것은 무식한 것이거나 오만방자한 것이거나 무식하면서도 검증완료릴게임 오만방자한,
윤석희 위원: 말씀 좀 조심하세요.
원민경 위원: 이충상 위원님 모욕적인 발언은 좀 삼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중략)
윤석희 위원: 오만방자라고 말씀하신 거에 대해서 사과하셔야 됩니다.
이충상 위원: 엄청난 오만방자예요.
바다이야기사이트 (2023년 10월30일 제15차 전원위원회)
김용원 위원의 태도는 한마디로 ‘업신여김’이었다. 위원장도, 동료 위원도, 사무처 직원도 업신여기는 태도로 일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용원 위원이 2024년 1월8일 전원위에 입장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무식하다고 했다. 오만방자하다고 했다.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이었다. 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정면을 응시했다. 대형 테이블 가운데 위원장을 중심으로 위원들이 양편에 앉아 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그날은 2023년 10월30일 오후였다. 기자 케이(K)는 모든 게 낯설었다.
처음으로 인권위 전원위원회를 취재하러 간 날이었다. 방청석 맨 끝자리에 앉자마자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인권위 누리집에 들어가 이름과 얼굴을 익히고 왔지만, 누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구별하기도 어려웠다. 무엇을 놓고 언쟁을 하는지도 잘 파악되지 않았다.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 하나는, 강도 높은 발언을 하는 이들은 죄다 남성이라는 거였다. 다들 말본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케이는 머릿속으로 다른 합의제 위원회를 떠올렸다. 6개월 전부터 취재해온 과거사 관련 위원회였다. 이 위원회도 내부 의견 대립이 장난 아니라고 느껴온 터였다. 그곳에서도 전체 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위(전체위)가 열릴 때마다 위원들 간 설전으로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인권위 전원위원회실 방청석에 앉은 지 10분 만에 6개월간 경험했던 그 위원회를 재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그곳은 점잖았구나.
그 위원회에서는 아무리 분위기가 험악해도 “무식하다”, “오만방자하다”라고 말하는 광경을 상상할 수 없었다. 안건의 내용을 놓고 다투었지, 이렇게 대놓고 인신공격과 하대를 하지는 않았다. 고성이 한 두 번으로 그치지 않고 회의 내내 지속되는 것도 본 적 없었다. 케이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김용원 위원 : 위원장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아까 난데없이 어떤 위원이 사무총장은 위원회에서 일체의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하다가 무슨 규정을 확인했는지 이제는 다르게 이야기한다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누구를 지칭해서 그런 말씀 하시는 겁니까?
위원장 송두환 : 회의록 한번 다 확인을 해 보세요.
김용원 위원 : 무슨 확인을 해 봐요!
위원장 송두환 : 고함 지르지 마세요.
김용원 위원 : 왜 사실을 다른 말로 듣고 있는 분들에게 혼돈을 주시는 겁니까?
원민경 위원 : 김용원 위원님 고함 지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김용원 위원 : 나는 그런 식으로 발언한 적이 없어요.
위원장 송두환 : 아, 그래.
(중략)
김용원 위원 : 도대체 ‘아, 그래’가 뭡니까, 지금? 누가 지금 그런 말을 언제 했어요? 일체의 발언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누가 했냐고요!
남규선 위원 : 김용원 위원님 고함치지 마세요.
(중략)
김용원 위원 : 사무총장은 사무처의 업무에 관해서만 발언을 하세요! 사무처의 업무에 관한 이야기 아니면 하지 마시라고요!
사무총장 박진 : 이 모든 것은 사무처의 업무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삿대질하지 마세요. 삿대질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정 위원 : 아니 왜 총장님께 윽박지르듯이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중략)
윤석희 위원 : 제발 좀 그렇게 좀 하지 마세요. 많은 분들이 보지 않습니까.
(2023년 10월30일 제15차 전원위원회)
2025년 5월19일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4차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석열 지지자들이 윤석열을 연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부 위원이 격한 단어를 사용하며 고성을 지르자, 다른 위원들이 “왜 고함을 치고 윽박지르냐”고 맞받아쳤다. 소위원회 의결방식을 바꾸는 ‘소위원회에서 의견불일치때의 처리’ 안건이 처음으로 전원위에 제출된 날이었다.
이 안건의 대표발의자인 이충상 상임위원은 의안 제출 과정에서 사무처가 의안의 표지를 함부로 덧댔다며 사무처 간부를 야단쳤다. 실무 담당 간부인 운영지원과장은 “운영규칙에 따라 위원들이 발의한 안건에 대해선 이를 다룰지 말지부터 의결하기 위해 따로 표지를 만들어 제출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사무처 업무에 관해서만) 발언하라”고 박진 사무총장을 몰아세웠고, 박 사무총장은 “사무처 업무가 아닌 일이 어디 있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전원위는 하염없이 길게 진행됐다. 안건을 둘러싼 진지한 토론은 거의 없었다. ‘트집 잡기’로 비칠 만한 의사진행 발언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 회의라기보다는 말싸움에 가까웠다. 이날 전원위는 오후 3시에 시작해 6시13분에 폐회했다. 회의에 상정된 ‘소위원회에서 의견불일치때의 처리’ 안건 의결 여부에 대해서는 제대로 운도 떼지 못했다. 케이의 머릿속에 불안감이 몰려왔다. ‘혹시 전원위 때마다 이러는 걸까?’ 헛웃음이 나왔다. ‘설마, 그럴 리가.’
이충상 위원 : 위원장님이 항상 그렇게 해 오셨습니다. 이것은 사무처 의견이니까 잘 읽어보라고 존중하라고. 번번이 그러셨습니다. 사무처의 의견이니까 잘 읽어보고 존중하라고. 상임위원이 사무처의 의견, 행정법무담당관실 의견 잘 읽어보고 거기에 따라야 합니까?
위원장 송두환 : 발언권을 얻어 가지고 얘기하세요.
이충상 위원 : 턱도 없는 말을 하니까 그렇습니다.
김용원 위원 : 그게 아니고 도대체 사무처가 위원회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겁니까? 사무처가 나서서, 행정법무담당관이 나서서 ‘상임위원 니 이야기 틀렸어 이게 맞아’ 이렇게 하면 ‘그렇습니까?’라고 따라야 되는 겁니까? 잠꼬대도 유분수지 그런 잠꼬대를 지금까지 그게 반복되고 있고 그게 사유화란 말입니다!
(중략)
남규선 위원 : 제가 말씀드린 거는 이 점에 대해서 사무처의 검토,
김용원 위원 : 사무처 따위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요!
이충상 위원: 나설 일이 전혀 아닙니다.
위원장 송두환 : 야, 이런.
(중략)
위원장 송두환 : 순전히 본인의 억측만 가지고 얘기하니까, 그거 침해조사국장한테 도대체 이거 왜 써서 왜 갖다 놨냐 하고 물어보세요. 그거 왜 나한테 물어봅니까?
김용원 위원 : 위원장이 물어보시라고.
위원장 송두환 :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요?
김용원 위원 : 내가 왜 침해조사국장 따위한테 그런 질문을 합니까?
(2024년 1월11일 제1차 상임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등 ‘내란죄 피의자’들의 방어권 보장 권고 등을 담은 안건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상정된 2025년 2월10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 인권 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해가 바뀌었다. 2024년이었다. 이날은 새해 첫 상임위원회였다. 상임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3명만 모이는 회의다. 매주 목요일 오전 9시30분에 열렸다. 이에 비해 전원위는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을 비롯해 재적 위원 11명이 모두 모이는 전체회의다. 매월 두 번째와 네 번째 월요일 오후 3시에 열렸다. 각각의 회의는 간부와 직원들이 참석하고, 공개 심의에 한정해 외부 방청인이 볼 수 있었다.
기자 케이는 인권위를 계속 출입하며 인권위 상임위와 전원위를 가리지 않고 방청신청서를 접수해 방청했다. ‘설마’는 사람을 집어삼켰다. 인권위 회의는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파행의 연속이었다. 항상 폭언과 막말이 나왔고 고성이 터졌다.
2024년 1월11일의 상임위는 12시30분에 끝났다. 무려 3시간을 한 셈이었다. 이날 상임위에서 김용원·이충상 위원은 이틀 전 열린 전원위에서 안성율 침해조사국장이 소위 의결정족수 조항에 관한 자신의 의견서를 위원들 자리에 가져다놨다는 걸 문제 삼았다. 기자 케이는 지리한 언쟁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파김치가 된 느낌이었다. 이걸 또 기사로 쓰려니 피곤이 엄습했다. 쉬고 넘어가려 해도 ‘따위’가 걸렸다. 따위라니, 따위라니. ‘사무처 따위’, ‘침해조사국장 따위’가 국가기관의 공식 공개회의 석상, 정무직 차관급 공무원의 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나왔다. 케이는 그때 반사적으로 국장단이 앉은 테이블로 고개를 돌렸다. ‘따위’라는 말 만큼이나 그들의 무표정도 충격이었다. 무례와 언어폭력이 반복되었지만 불쾌한 표정마저 짓지 못하고 있었다. 케이는 ‘따위’를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이날로 그칠 리 없었다. 그날 이후로도 전원위와 상임위를 방청하고 나면 쇼킹한 기삿거리가 차고 넘쳤다. 이충상·김용원 두 사람 중에서도 김용원 위원의 발언은 특히 독했다. 김용원 위원은 3월7일 상임위에선 연장자인 송두환 위원장을 향해 “내가 법조 선배다. 버릇없이 굴지 말라”고 했고, 6월10일 전원위에서도 “버르장머리가…”, “무식하다”는 말을 동료 위원에게 쏟아냈다. 6월13일 상임위에서는 “기레기들이 들어와서 방청하고 쓰레기 기사를 써왔다”고 말했다. 7월2일 위원장실에서 송두환 위원장과 면담할 때는 “노인장 그러지 마세요. 더럽게 인생을 마무리 짓지 마세요. 추악합니다”라고 했다. “폭언과 막말을 하지 말라”는 위원과 직원 등의 호소는 먹혀들지 않았다.
법정 소동으로 감치 선고 뒤 풀려난 이하상(왼쪽에서 셋째), 권우현(둘째) 변호사가 재판장을 비방하는 유튜브 동영상 모습. 이들이 법정에서 했던 모욕적인 발언은 김용원 위원이 인권위 전원위와 상임위에서 익히 해왔던 수준이었다. ‘진격의 변호사들’ 화면 갈무리.
도대체 김용원 위원의 입에서는 왜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일까. 기자 케이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마디 단어를 떠올렸다. 그것은 ‘업신여김’이었다. 이 말의 사전적 뜻은 “교만한 마음에서 남을 낮추어 보거나 하찮게 여기는 일”이다. 사무처는 국장이든 일반 직원이든 그저 ‘따위’에 불과했고, 송두환 위원장에게마저 “버릇없다”고 했으니 자신과 뜻이 다른 위원들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심지어는 연대하는 관계였던 이충상 위원에게도 “야 이 새끼야, 맞을래”라는 폭언을 해, 나중에 퇴임한 이 위원으로부터 “경멸한다”는 독설을 들었다. 그는 송두환 위원장에 이어 2024년 9월 취임한 안창호 위원장에게도 회의 석상에서 예의를 갖추지 않고 직격탄을 날리는 때가 적지 않았다.
한참 나중의 일이었지만, 기자 케이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권우현 변호사가 법정에서 재판부와 특검을 향해 내뱉는 직설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이 언론에서 논란이 됐을 때도 놀라지 않았다. 이미 2년 동안 인권위 김용원 위원을 통해 익숙해진 말투였다.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는 재판부를, 특검을, 반대편에서 증언하는 모든 참고인을 업신여기는 태도로 말하고 있었다.
2024년 12월3일 밤 국회로 투입된 계엄군. 김용원 위원은 어설프게 비상계엄을 해제당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 윤석열과 계엄 세력을 업신여기지 않고 오히려 추앙하는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에 대하여 이것이 누구에게도 일견하여 ‘대한민국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고, 그렇다면 헌법재판소가 비록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 위반을 이유로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 결정에 나아가는 바람직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윤석열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 직후 헌법 규정에 따라 계엄을 해제함으로써 헌법을 준수하였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게 보아야 할 것이다.”
((긴급)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 2025. 1. 13)
해는 또 바뀌었다. 그 사이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해제되는 초유의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한 달여 뒤 기자 케이는 이 문건을 처음으로 입수해 보도했다. 그날은 2025년 1월9일이었다. 김용원 위원이 1월13일 전원위에 의안으로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윤석열 방어권 안건)이었다. 대표발의한 이 안건에서 그는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대한민국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고,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에 나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용원 위원은 인권위 전원위 등 공식 회의에서 여러 사람을 업신여기는 태도로 임했지만, 단 한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였다. 자신을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지명해 준 대통령 윤석열이었다. 특수부대 헬기의 굉음으로 서울 여의도의 하늘이 찢어질 듯 했던 2024년 12월3일 밤 이후, 그는 윤석열을 비롯한 비상계엄 실행자들을 옹호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갔다. ‘윤석열 방어권 안건’은 그 결정판이었다.
2월10일 전원위에서 우여곡절을 거쳐 마침내 ‘윤 방어권 안건’을 통과시킨 그는, 이후에는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휘하 계엄 연루 장성들에 대해 신속한 보석허가에 대한 의견표명을 하고, 이들이 지닌 ‘최고급 지휘관의 명예’를 이유로 국방부에 수갑을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하기도 했다. 10월에는 윤석열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방문조사를 의결했다. 기자 케이는 궁금했다. 이 모든 것은 김용원 위원의 자발적 의지에 기초한 것인가. 왜 그는 윤석열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일관하는가. 이제 김용원 위원의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다.
<다음 회에 계속>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가인권부’가 아닌 것은 합의제 국가기관이기 때문이다. 독임제와 달리, 여야가 함께 구성한 위원들이 합의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도 같은 성격의 위원회다. 인권위, 방통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위가 상설기구인 반면, 진실화해위·이태원특조위처럼 법률로 기간을 정한 한시 기구도 있다.
위원회 회의는 공식 기록된다. 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전원위원회가 열리면, 반드시 지난번 회의 기록에 오류가 없는지 먼저 점검한다. 회의록엔 녹취된 위원들의 모든 말이 기록된다.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회의록에 담긴다. 20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25년 2월10일을 중심으로 인권위 회의록을 본다. 인권위원들을 본다. 출범 24년 만에, 최대 위기에 처한 인권위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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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상 위원 : 사무총장은 징계로 파면될 수도 있고 해임될 수도 있고 직권면 손오공릴게임 직될 수 있지만 인권위원은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전혀 징계의 대상도 아니고 문책의 대상도 아닙니다. 상임위원은 법률에 명시된 정무직 차관급입니다. 그런데도 상임위원을 포함한 인권위원 6명이 제출한 안건의 표지 위에 사무총장이 안건의 제목을 변경하여 표지를 덧붙여서 자신이 인권위원들의 상관인 것처럼 행동한 것은 무식한 것이거나 오만방자한 것이거나 무식하면서도 검증완료릴게임 오만방자한,
윤석희 위원: 말씀 좀 조심하세요.
원민경 위원: 이충상 위원님 모욕적인 발언은 좀 삼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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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희 위원: 오만방자라고 말씀하신 거에 대해서 사과하셔야 됩니다.
이충상 위원: 엄청난 오만방자예요.
바다이야기사이트 (2023년 10월30일 제15차 전원위원회)
김용원 위원의 태도는 한마디로 ‘업신여김’이었다. 위원장도, 동료 위원도, 사무처 직원도 업신여기는 태도로 일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용원 위원이 2024년 1월8일 전원위에 입장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무식하다고 했다. 오만방자하다고 했다.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이었다. 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정면을 응시했다. 대형 테이블 가운데 위원장을 중심으로 위원들이 양편에 앉아 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그날은 2023년 10월30일 오후였다. 기자 케이(K)는 모든 게 낯설었다.
처음으로 인권위 전원위원회를 취재하러 간 날이었다. 방청석 맨 끝자리에 앉자마자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인권위 누리집에 들어가 이름과 얼굴을 익히고 왔지만, 누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구별하기도 어려웠다. 무엇을 놓고 언쟁을 하는지도 잘 파악되지 않았다.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 하나는, 강도 높은 발언을 하는 이들은 죄다 남성이라는 거였다. 다들 말본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케이는 머릿속으로 다른 합의제 위원회를 떠올렸다. 6개월 전부터 취재해온 과거사 관련 위원회였다. 이 위원회도 내부 의견 대립이 장난 아니라고 느껴온 터였다. 그곳에서도 전체 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위(전체위)가 열릴 때마다 위원들 간 설전으로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인권위 전원위원회실 방청석에 앉은 지 10분 만에 6개월간 경험했던 그 위원회를 재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그곳은 점잖았구나.
그 위원회에서는 아무리 분위기가 험악해도 “무식하다”, “오만방자하다”라고 말하는 광경을 상상할 수 없었다. 안건의 내용을 놓고 다투었지, 이렇게 대놓고 인신공격과 하대를 하지는 않았다. 고성이 한 두 번으로 그치지 않고 회의 내내 지속되는 것도 본 적 없었다. 케이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김용원 위원 : 위원장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아까 난데없이 어떤 위원이 사무총장은 위원회에서 일체의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하다가 무슨 규정을 확인했는지 이제는 다르게 이야기한다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누구를 지칭해서 그런 말씀 하시는 겁니까?
위원장 송두환 : 회의록 한번 다 확인을 해 보세요.
김용원 위원 : 무슨 확인을 해 봐요!
위원장 송두환 : 고함 지르지 마세요.
김용원 위원 : 왜 사실을 다른 말로 듣고 있는 분들에게 혼돈을 주시는 겁니까?
원민경 위원 : 김용원 위원님 고함 지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김용원 위원 : 나는 그런 식으로 발언한 적이 없어요.
위원장 송두환 : 아, 그래.
(중략)
김용원 위원 : 도대체 ‘아, 그래’가 뭡니까, 지금? 누가 지금 그런 말을 언제 했어요? 일체의 발언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누가 했냐고요!
남규선 위원 : 김용원 위원님 고함치지 마세요.
(중략)
김용원 위원 : 사무총장은 사무처의 업무에 관해서만 발언을 하세요! 사무처의 업무에 관한 이야기 아니면 하지 마시라고요!
사무총장 박진 : 이 모든 것은 사무처의 업무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삿대질하지 마세요. 삿대질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정 위원 : 아니 왜 총장님께 윽박지르듯이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중략)
윤석희 위원 : 제발 좀 그렇게 좀 하지 마세요. 많은 분들이 보지 않습니까.
(2023년 10월30일 제15차 전원위원회)
2025년 5월19일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4차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석열 지지자들이 윤석열을 연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부 위원이 격한 단어를 사용하며 고성을 지르자, 다른 위원들이 “왜 고함을 치고 윽박지르냐”고 맞받아쳤다. 소위원회 의결방식을 바꾸는 ‘소위원회에서 의견불일치때의 처리’ 안건이 처음으로 전원위에 제출된 날이었다.
이 안건의 대표발의자인 이충상 상임위원은 의안 제출 과정에서 사무처가 의안의 표지를 함부로 덧댔다며 사무처 간부를 야단쳤다. 실무 담당 간부인 운영지원과장은 “운영규칙에 따라 위원들이 발의한 안건에 대해선 이를 다룰지 말지부터 의결하기 위해 따로 표지를 만들어 제출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사무처 업무에 관해서만) 발언하라”고 박진 사무총장을 몰아세웠고, 박 사무총장은 “사무처 업무가 아닌 일이 어디 있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전원위는 하염없이 길게 진행됐다. 안건을 둘러싼 진지한 토론은 거의 없었다. ‘트집 잡기’로 비칠 만한 의사진행 발언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 회의라기보다는 말싸움에 가까웠다. 이날 전원위는 오후 3시에 시작해 6시13분에 폐회했다. 회의에 상정된 ‘소위원회에서 의견불일치때의 처리’ 안건 의결 여부에 대해서는 제대로 운도 떼지 못했다. 케이의 머릿속에 불안감이 몰려왔다. ‘혹시 전원위 때마다 이러는 걸까?’ 헛웃음이 나왔다. ‘설마, 그럴 리가.’
이충상 위원 : 위원장님이 항상 그렇게 해 오셨습니다. 이것은 사무처 의견이니까 잘 읽어보라고 존중하라고. 번번이 그러셨습니다. 사무처의 의견이니까 잘 읽어보고 존중하라고. 상임위원이 사무처의 의견, 행정법무담당관실 의견 잘 읽어보고 거기에 따라야 합니까?
위원장 송두환 : 발언권을 얻어 가지고 얘기하세요.
이충상 위원 : 턱도 없는 말을 하니까 그렇습니다.
김용원 위원 : 그게 아니고 도대체 사무처가 위원회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겁니까? 사무처가 나서서, 행정법무담당관이 나서서 ‘상임위원 니 이야기 틀렸어 이게 맞아’ 이렇게 하면 ‘그렇습니까?’라고 따라야 되는 겁니까? 잠꼬대도 유분수지 그런 잠꼬대를 지금까지 그게 반복되고 있고 그게 사유화란 말입니다!
(중략)
남규선 위원 : 제가 말씀드린 거는 이 점에 대해서 사무처의 검토,
김용원 위원 : 사무처 따위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요!
이충상 위원: 나설 일이 전혀 아닙니다.
위원장 송두환 : 야, 이런.
(중략)
위원장 송두환 : 순전히 본인의 억측만 가지고 얘기하니까, 그거 침해조사국장한테 도대체 이거 왜 써서 왜 갖다 놨냐 하고 물어보세요. 그거 왜 나한테 물어봅니까?
김용원 위원 : 위원장이 물어보시라고.
위원장 송두환 :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요?
김용원 위원 : 내가 왜 침해조사국장 따위한테 그런 질문을 합니까?
(2024년 1월11일 제1차 상임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등 ‘내란죄 피의자’들의 방어권 보장 권고 등을 담은 안건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상정된 2025년 2월10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 인권 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해가 바뀌었다. 2024년이었다. 이날은 새해 첫 상임위원회였다. 상임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3명만 모이는 회의다. 매주 목요일 오전 9시30분에 열렸다. 이에 비해 전원위는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을 비롯해 재적 위원 11명이 모두 모이는 전체회의다. 매월 두 번째와 네 번째 월요일 오후 3시에 열렸다. 각각의 회의는 간부와 직원들이 참석하고, 공개 심의에 한정해 외부 방청인이 볼 수 있었다.
기자 케이는 인권위를 계속 출입하며 인권위 상임위와 전원위를 가리지 않고 방청신청서를 접수해 방청했다. ‘설마’는 사람을 집어삼켰다. 인권위 회의는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파행의 연속이었다. 항상 폭언과 막말이 나왔고 고성이 터졌다.
2024년 1월11일의 상임위는 12시30분에 끝났다. 무려 3시간을 한 셈이었다. 이날 상임위에서 김용원·이충상 위원은 이틀 전 열린 전원위에서 안성율 침해조사국장이 소위 의결정족수 조항에 관한 자신의 의견서를 위원들 자리에 가져다놨다는 걸 문제 삼았다. 기자 케이는 지리한 언쟁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파김치가 된 느낌이었다. 이걸 또 기사로 쓰려니 피곤이 엄습했다. 쉬고 넘어가려 해도 ‘따위’가 걸렸다. 따위라니, 따위라니. ‘사무처 따위’, ‘침해조사국장 따위’가 국가기관의 공식 공개회의 석상, 정무직 차관급 공무원의 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나왔다. 케이는 그때 반사적으로 국장단이 앉은 테이블로 고개를 돌렸다. ‘따위’라는 말 만큼이나 그들의 무표정도 충격이었다. 무례와 언어폭력이 반복되었지만 불쾌한 표정마저 짓지 못하고 있었다. 케이는 ‘따위’를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이날로 그칠 리 없었다. 그날 이후로도 전원위와 상임위를 방청하고 나면 쇼킹한 기삿거리가 차고 넘쳤다. 이충상·김용원 두 사람 중에서도 김용원 위원의 발언은 특히 독했다. 김용원 위원은 3월7일 상임위에선 연장자인 송두환 위원장을 향해 “내가 법조 선배다. 버릇없이 굴지 말라”고 했고, 6월10일 전원위에서도 “버르장머리가…”, “무식하다”는 말을 동료 위원에게 쏟아냈다. 6월13일 상임위에서는 “기레기들이 들어와서 방청하고 쓰레기 기사를 써왔다”고 말했다. 7월2일 위원장실에서 송두환 위원장과 면담할 때는 “노인장 그러지 마세요. 더럽게 인생을 마무리 짓지 마세요. 추악합니다”라고 했다. “폭언과 막말을 하지 말라”는 위원과 직원 등의 호소는 먹혀들지 않았다.
법정 소동으로 감치 선고 뒤 풀려난 이하상(왼쪽에서 셋째), 권우현(둘째) 변호사가 재판장을 비방하는 유튜브 동영상 모습. 이들이 법정에서 했던 모욕적인 발언은 김용원 위원이 인권위 전원위와 상임위에서 익히 해왔던 수준이었다. ‘진격의 변호사들’ 화면 갈무리.
도대체 김용원 위원의 입에서는 왜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일까. 기자 케이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마디 단어를 떠올렸다. 그것은 ‘업신여김’이었다. 이 말의 사전적 뜻은 “교만한 마음에서 남을 낮추어 보거나 하찮게 여기는 일”이다. 사무처는 국장이든 일반 직원이든 그저 ‘따위’에 불과했고, 송두환 위원장에게마저 “버릇없다”고 했으니 자신과 뜻이 다른 위원들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심지어는 연대하는 관계였던 이충상 위원에게도 “야 이 새끼야, 맞을래”라는 폭언을 해, 나중에 퇴임한 이 위원으로부터 “경멸한다”는 독설을 들었다. 그는 송두환 위원장에 이어 2024년 9월 취임한 안창호 위원장에게도 회의 석상에서 예의를 갖추지 않고 직격탄을 날리는 때가 적지 않았다.
한참 나중의 일이었지만, 기자 케이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권우현 변호사가 법정에서 재판부와 특검을 향해 내뱉는 직설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이 언론에서 논란이 됐을 때도 놀라지 않았다. 이미 2년 동안 인권위 김용원 위원을 통해 익숙해진 말투였다.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는 재판부를, 특검을, 반대편에서 증언하는 모든 참고인을 업신여기는 태도로 말하고 있었다.
2024년 12월3일 밤 국회로 투입된 계엄군. 김용원 위원은 어설프게 비상계엄을 해제당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 윤석열과 계엄 세력을 업신여기지 않고 오히려 추앙하는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에 대하여 이것이 누구에게도 일견하여 ‘대한민국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고, 그렇다면 헌법재판소가 비록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 위반을 이유로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 결정에 나아가는 바람직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윤석열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 직후 헌법 규정에 따라 계엄을 해제함으로써 헌법을 준수하였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게 보아야 할 것이다.”
((긴급)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 2025. 1. 13)
해는 또 바뀌었다. 그 사이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해제되는 초유의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한 달여 뒤 기자 케이는 이 문건을 처음으로 입수해 보도했다. 그날은 2025년 1월9일이었다. 김용원 위원이 1월13일 전원위에 의안으로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윤석열 방어권 안건)이었다. 대표발의한 이 안건에서 그는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대한민국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고,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에 나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용원 위원은 인권위 전원위 등 공식 회의에서 여러 사람을 업신여기는 태도로 임했지만, 단 한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였다. 자신을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지명해 준 대통령 윤석열이었다. 특수부대 헬기의 굉음으로 서울 여의도의 하늘이 찢어질 듯 했던 2024년 12월3일 밤 이후, 그는 윤석열을 비롯한 비상계엄 실행자들을 옹호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갔다. ‘윤석열 방어권 안건’은 그 결정판이었다.
2월10일 전원위에서 우여곡절을 거쳐 마침내 ‘윤 방어권 안건’을 통과시킨 그는, 이후에는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휘하 계엄 연루 장성들에 대해 신속한 보석허가에 대한 의견표명을 하고, 이들이 지닌 ‘최고급 지휘관의 명예’를 이유로 국방부에 수갑을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하기도 했다. 10월에는 윤석열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방문조사를 의결했다. 기자 케이는 궁금했다. 이 모든 것은 김용원 위원의 자발적 의지에 기초한 것인가. 왜 그는 윤석열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일관하는가. 이제 김용원 위원의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다.
<다음 회에 계속>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